[사람&사람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말과 마음 모으는 겨레말큰사전…언어통일 준비하는 일”
[사람&사람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말과 마음 모으는 겨레말큰사전…언어통일 준비하는 일”
  • 김정애 기자
  • 승인 2020.10.15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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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평양 방문한 故 문익환 목사가 최초 제안
2005년 2월 20일 금강산서 공동사전편찬위 구성
25차례 걸친 회의서 30만7000여개 올림말 선별
남북관계 단절로 2015년 12월 회의 이후 5년째 중단
2021년 최초 ‘남북통합국어사전과정본’ 발간 예정
전국문학인충북대회 기간중 편찬작업과정 전시도
왼쪽부터 2005년 제2차 공동편찬회의(평양)_홍윤표 위원장·정순기 위원, 제5차 공동편찬회의(베이징)_2006년 3월 17~21일, 제13차 공동편찬회의(개성)_2008년 2월 19~21일, 제25차 공동편찬회의(대련)_2015년 12월 6~13일.
왼쪽부터 2005년 제2차 공동편찬회의(평양)_홍윤표 위원장·정순기 위원, 제5차 공동편찬회의(베이징)_2006년 3월 17~21일, 제13차 공동편찬회의(개성)_2008년 2월 19~21일, 제25차 공동편찬회의(대련)_2015년 12월 6~13일.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모국어의 생명이 겨레의 영혼’이라는 신념에서 출발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 1989년 평양을 방문한 고 문익환 목사에 의해 최초 제안돼 30년째 진행되고 있는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홍보전시가 2020 전국문학인충북대회 기간에 ‘글로 쓴 평화’전 일환으로 청주문화제조창 동부창고 6동에서 18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겨레말큰사전’은 문 목사가 김일성 주석에게 제안해 이를 받아들여 ‘통일국어사전’을 편찬하기로 한 합의에서부터 출발됐다. 그 후 15년이 지난 2004년 3월 15일 남측 (사)통일맞이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의향서를 체결하고, 2005년 2월 20일 남과 북의 편찬위원들이 금강산에서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위원회’ 결성식을 가짐으로써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2006년 1월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을 전담하는 기구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이사장 염무웅/이하 편찬사업회)가 출범했으며 2007년 4월에는 특별법이 제정돼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게 됐다. 편찬사업회의 목적은 오직 남북 공동의 ‘겨레말큰사전’을 편찬해 민족어 보존과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위원회는 올림말분과, 집필분과, 새어휘분과, 정보화분과로 나눠 현재까지 25차례에 걸쳐 남북공동회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겨레말큰사전’에 수록될 올림말 총 33만여개(기존어휘 23만, 새어휘 10만) 중 약 30만7천여개(기존 어휘 23만, 새어휘 7만7천)의 올림말 선별을 마쳤다. 선별된 올림말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집필작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남북집필 원고 12만 5천여개 단어를 1차 합의한 상황이다.

새어휘는 남북 및 해외지역(중국, 일본, 중앙아시아, 사할린 등) 겨레말과 1900년대 이후 남북 및 해외동포사회의 문헌자료를 조사해 그 중 7만7천여개를 올림말로 선별했다. 또 남북 및 해외동포사회의 문헌자료 등 말뭉치 3억 어절을 구축해 사전 편찬에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남북은 물론 해외에 퍼져 있는 우리말을 조사하고 수집하고 있는 편찬사업회는 남측과 북측 각각의 편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회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과 발간, 개정 및 증보, 겨레말큰사전 발간을 위한 남북 및 해외에서 사용하는 우리말의 조사·채집·연구·보존·전산화, 편찬사업회에 관한 홍보와 이에 관한 각종 간행물의 제작 및 배포 등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은 그 소요 기간이 길며 남북, 해외 동포 사회의 언어를 통합하는 어렵고 방대한 사업이다. 특히 민족어 동질성 회복과 언어 통일 준비라는 국가·민족적 차원에서 예산과 수준 높은 전문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공공사업이다.

염무웅 이사장은 편찬사업회의 운영 목적에 대해 “말과 글은 인간 문화의 생명이다. 사람들은 언어를 통해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켜왔으며 언어를 통해 공동체 사회를 건설할 수 있었다. 우리말과 우리글이 민족문화의 생명줄인 이유”라며 “분단의 역사는 우리말을 많이 훼손시키고 이질화시켰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뼈와 살인 우리말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얼과 겨레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남과 북이 함께 겨레말큰사전을 만드는 일은, 단순한 어휘의 통합과 집대성을 넘어 민족문화 공동체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고 진정한 통일을 준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편찬사업회에 따르면 ‘겨레말큰사전’ 편찬 법정 기일은 2022년 4월 이다. 하지만 2016년 이후 남북관계 단절로 인해 편찬사업회 남북공동회의가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남측 편찬의원회측은 내년에 그동안의 성과를 묶어 한글창제이후 최초의 남북통합국어사전 과정본(종이책)인 ‘겨레말큰사전’을 발간할 계획이다. 이 과정본에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남북이 선정한 올림말 30만7천개를 수록할 예정이다.

편찬사업회 모순영사무처장은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실천과제 중에도 포함된 사업인 만큼 남북교류활성화를 통한 편찬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모든 실무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남북통합국어사전 과정본 발간을 위해서는 북측과의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 내년 출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2016년 이후 중단된 남북공동회의의 재개가 절실하다. 남북공조의 원칙하에서 편찬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공동회의 개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이면 30년 숙원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되는 것이다. 편찬사업회 측은 남북공동회의가 중단됐지만 남측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진행하면서 지난 5년간 전력투구해왔다. 남북이 합의를 거쳐 과정본 발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정증보 및 보완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이후에 보완되는 작업은 전자사전에 곧바로 반영시킨다는 방침이다.

모 사무처장은 “겨레말큰사전은 언어의 이질화 극복과 언어 통일을 위해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의 국어학자들이 함께 편찬하는 사전”이라며 “남과 북의 언어 차이를 차별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펼쳐 보여주는 작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조금이나마 통일로 가는 길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청주에서의 전시 역시 남북이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에 대해 청주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민과 함께 언어 통합을 준비하고자 홍보전시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분단·지역과 사람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는 ‘남북통합국어사전 과정본’인 ‘겨레말큰사전’은 남북의 겨레가 함께 볼 최초의 사전이 된다. 분단 이후 남북에서 ‘뜻이 달라진 낱말’의 뜻을 풀이에 적극 반영하며 지역어를 표준어에 단순 대응시키지 않고 자세하게 뜻풀이하는 사전이 될 것이다.

기존의 남북 사전에 수록되지 못했던 ‘지역어’ 및 ‘문헌어’를 광범위하게 조사해 올림말로 수록할 예정이며 남북의 국어학자들이 함께 ‘형태표기’를 작성해 편찬하는 사전이자, 남북의 어휘를 집대성한 ‘최초의 한국어 전자대사전’의 기반이 될 예정이다. 남북 양측이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에 수록된 올림말에서 선별한 23만여 개의 어휘와, 남북 및 해외에서 발굴한 새어휘 10만여 개를 포함한다.

집필 작업은 남과 북의 편찬위원들이 논의해 작성한 ‘집필요강’에 따라 2009년부터 올림말 집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남북에서 각각 집필한 원고를 상대측에서 2차례 이상 검토하며, 검토된 원고는 다시 남북공동회의에서 논의해 합의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남북의 형태표기 전문가들이 자모 배열순서, 두음법칙, 사이시옷 표기, 띄어쓰기, 외래어 표기 등 남과 북에서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형태 표기를 통일하는 작업을 진행해 통일된 형태 표기를 집필 작업에 적용하게 된다.

‘겨레말큰사전’은 우리 겨레가 오랜 기간에 걸쳐 창조하고 발전시켜 온 민족어 유산을 조사,발굴해 총 집대성한 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전 편찬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남과 북이 공동으로 합의·의결한 통일 지향적인 사전이다. 수집한 어휘자료 가운데서 남과 북이 공통으로 쓰는 것은 우선 올리고 차이 나는 것은 남과 북이 있는 힘껏 합의해 단일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겨레말사전은 정보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전자사전을 동시에 발행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언어 정보를 주는 현대 사전이다.

방언, 민속 어휘, 동식물 이명, 직업 어휘, 문학 작품에서 뽑은 말, 새말 등 광범한 분야의 문헌 자료와 생산 현장에서 어휘 조사 사업을 진행해 민족 고유의 어휘 표현을 최대한 많이 올리도록 했다. 그동안 사전에 오르지 않았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입말 구술 자료와 어휘 자료를 전면적으로 조사·수집하기도 했다.

청주에서 전시되는 내용은 지난 30년간 편찬사업회가 진행한 사업의 홍보관 성격의 전시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한 눈에 조명해 볼 수 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현황’과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소개’, ‘남북한 언어 비교, 북한 발간 책’ 등이 전시되고 있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연혁

 

△1989년 3월 25일 문익환 목사 평양 방문시 ‘통일국어대사전’ 남북공동 편찬 제안.

△2003년 문성근 통일맞이 이사와 정도상 통일맞이 집행위원장이 평양 방문, 북의 안경호(6·15공동위원회 북측준비위원장)에게 사전 편찬 사업을 다시 제안.

△2004년 12월 13일 편찬위원회(금강산) 실무 접촉, 합의서와 부속합의서 체결.

12월 11일 제1기 남측 편찬위원 위촉, 제1대 홍윤표 남측 편찬위원장 선출, 남의 통일맞이와 북의 민족화해협의회가 가진 ‘통일토론회'(중국 연길)에서 사전 편찬 의향서 체결, ‘겨레말큰사전’으로 사전 명칭 결정.

△2005년 제4차 공동편찬위원회 회의(개성) 개최, ‘겨레말큰사전’ 세부작업요강 합의, ‘겨레말큰사전’ 편찬과정안 수립.

△2006년 제8차 공동편찬위원회 회의(북경) 개최, 올림말 선별, 새말 검토 결과 및 사전 집필 지침 논의, (사)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출범, 제1기 이사장 고은 시인 선출.

△2007년 제12차 공동편찬위원회 회의(금강산) 개최, 1차 올림말 선별 결과 및 뜻풀이 속구조 논의, 새어휘 선정 지침·단일어문규범 논의,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 통과, 국제학술회의 ‘세계 사전 편찬 경험과 만나다’ 개최.

△2008년 제16차 공동편찬위원회 회의(평양) 개최, 올림말 재검토 결과물 교환, 새어휘 10차 분 검토결과 협의, 집필방향과 단일어문규범 논의.

△2009년 제4차 집필회의(심양) 개최, 총 7천98개의 원고를 검토하여 6천34개 올림말 원고 완성, 어문규범 세부 사항 논의, 원고 집필 프로그램 논의, 겨레말큰사전 중간 보고회 ‘겨레의 꿈을 가득 담겠습니다’ 개최.

△ 2013년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 개정.

△2016년 올림말 6만3천205개 어휘망 구축(핵심어 입력)집필원고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관리 프로그램 개발 ‘남북 기초생활 용어(3천843개) 대조 자료집’(요약본/종합본) 발간.

△2019년 겨레말큰사전 웹서비스 구축 완료(http://dic.gyeoremal.or.kr), 편찬 성과 활용 도서 출판(3종), 겨레말큰사전 홍보관 설치 및 운영, ‘한눈에 들어오는 남북언어’ 웹서비스 구축.

△2020년 남과 북의 언어생활 방송 ‘겨레말TV’ 개국(유튜브, 네이버TV), ‘카드로 보는 남녘말 북녘말(카드 뉴스)’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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