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말이 씨가 된다고 한다. 말을 조심하라는 의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코로나19에 대하여 과학적 증거와 다른 말을 해 왔다. 미국 독립 기념일 축하행사에서는 코로나19는 99% 해가 없다고 하였고, 표백제가 바이러스를 5분 안에 죽였고,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트럼프는 1천만 명이 임박한 코로나 환자와 5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코로나19에 항상 잘 대처하고 있다고 장담하면서 코로나19는 서서히 없어지고 있고, 곧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뒤늦게 마스크 쓰는 것이 애국이라고 외친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 TV 토론회에서 경쟁자인 바이든에게 ‘바이든은 항상 마스크를 낀다. 항상 난생처음 보는 큰 마스크를 매일 쓰고 다닌다’고 비아냥하였다. 그 소리가 매스컴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트럼프 부부의 코로나19 양성반응 뉴스가 전 세계 톱 뉴스가 되었다.

그 결과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알지 못하더라도 차기 대통령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든 짐승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뒤늦게 뱀이 오자 한 동물이 뱀에게 물었다. “사자는 먹이를 넘어뜨려서 먹고, 늑대는 먹잇감을 찢어발겨서 먹는 데 너는 먹이를 통째로 삼키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러자 뱀이 말하기를 “나는 남을 중상하는 자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네. 입으로 상대방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가.”

현자들은 말을 신중하게 할 것을 인간이 입이 하나고 귀가 둘인 모습으로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눈, 코, 귀는 통제할 수 없지만, 입, 팔, 다리는 통제할 수 있다고 한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입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 그 말이 본인에게 되돌아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상처를 낸다. 탈무드에서는 남을 헐뜯는 험담은 살인보다도 위험하다고 한다. 살인은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지만, 험담은 세 사람의 인간을 죽인다. 즉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 자신,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그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

비롯하여 정치인들은 말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보니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그러나 SNS 정치를 한다면서 막말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고는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하고 글을 삭제하는 행위를 반복하거나 괴변으로 정당화하는 것을 보면 기사에 막말 댓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보통사람보다 더 역겹다.

말을 못하는 정치인을 보는 것은 답답하지만, 혀가 움직이는 대로 말하는 것도 듣기에 그렇다. 성공은 누가 말하는가, 무엇을 말하는가, 어떻게 말하는가에 달렸지 무엇을 말하는가는 중요성이 가장 적다고 한다.

똑같이 말이 씨가 되는 것도 그 내용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말하는가에 달려있다. 같은 말이라도 유머와 재치를 부릴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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