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원은 전화문의 폭주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정부가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 사업을 중단한 지 이틀째 날인 23일 충북 청주에 있는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산하 건강증진의원에는 백신 접종을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건강증진의원 관계자는 “대기인원만 40∼50명에 달했다”며 “대기자가 많을 때는 대기 줄이 건물 밖까지 이어질 때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와 오늘 유료접종을 받은 시민이 하루 최대인 500명을 연거푸 채웠다”고 말했다.
이날 청주지역 내 어린이 전문병원들에서도 어린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청원구 한 어린이병원 관계자는 “‘유료접종을 받겠다’는 부모들의 전화들로 업무가 마비되는 줄 알았다”며 “급하지 않으면 무료 접종이 정상 운영될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괜찮다고 안내해 드리고 있지만 그냥 돈을 내고 접종하겠다는 부모들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무료 백신에 대해 불안해하고 또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백신 품귀현상을 우려하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 초등학생 무료 접종 백신에 대한 품귀 우려는 지역 의료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의료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1만5∼6천원 선에서 거래된 ‘4가 백신’이 현재 1만9천원에서 2만원에 거래되고 그마저도 물량이 없다”며 “어렵게 백신을 구했는데 초등학생 무료접종은 정부가 수가를 1만410원으로 정해놓았고 무료 접종을 하면 각종 수수료를 포함해 2만9천원 정도를 지급하는데 이 백신을 유료 접종으로 팔면 3만5천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 유료 백신에 대한 수요가 높아 병원에서 무료 접종을 하지 않는 것이 이익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일선 보건소에서는 백신 접종이 곧 재개되더라도 당분간 동네 병·의원에 사람들이 몰려 혼잡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현재 예방접종에 대해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 정부에서 접종을 재개하면 자칫 ‘마스크 대란’처럼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