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부담 안 주고 결백 증명…외로운 싸움 이겨낼 터”
민주당 충북도당 “속보이는 꼼수…즉각 의원 사퇴하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불거진 수천억원대 피감기관 공사 수주 의혹과 관련, 국민의힘을 자진 탈당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당에 부담주지 않고 결백을 증명해 내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탈당이 아닌 즉각 사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의혹과 이에 대한 여당, 다수 언론의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낙후된 농촌,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한, 거친 풍파를 걷는 당을 걱정하며 나름 소신으로 쉼 없이 달려온 8년의 의정활동이었다”며 “지난 5년간 국토위에서 의정 활동을 했지만 건설업계 고충과 현장 상황을 잘 아는 전문성을 발휘하고자 한 것이지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운 일이 결단코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 정권에 들어 공정과 정의 추락은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올해 윤미향, 추미애 사태에 이르러 극에 달했다”며 “현 정권의 부정적 기류에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저를 희생양 삼아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하지만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나려 한다”며 “최근 의혹은 제 개인의 결백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끝까지 진실을 소명하면서도 당에는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당적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스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료 의원들과 당원, 당에는 큰 마음의 빚을 졌다는 생각”이라며 “비록 당에 무거운 짐을 싣기 싫어서 당을 떠나지만, 그 마음의 짐은 제가 외로운 싸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결백을 증명해 비로소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반드시 이겨내겠다. 지켜봐달라”며 “충북 동남4군 군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여전히 변함 없으며 언제나 그랬듯 주시는 사랑과 성원에 보담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은 박 의원을 향해 “의원직을 내려놓고 수사받아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반성도 사과도 없이 본인의 억울함만 토로했다”며 “심지어 정권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며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가 수사를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징계와 처벌이 아닌 탈당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치 없이 수수방관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이날 논평을 내 “‘소나기만 피하자’는 생각으로 탈당한 후에 시간이 지나면 은근슬쩍 복당하려는 계획인가”라고 되묻은 뒤 “박 의원의 속보이는 꼼수에 현명한 국민들은 속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뻔히 보이는 눈속임으로 또 다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박덕흠 의원에게 촉구한다”며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석고대죄하고, 즉각적으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또 “사법기관은 최악의 이해충돌 사건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