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장마 기간 54일이라는 새로운 기록으로 물 폭탄을 쏟았던 장마가 곳곳에 할퀸 상처를 남기고 물러났다. 해마다 6~7월이면 연례행사처럼 거르지 않고 찾아오는 장마지만, 올해는 유난히 정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피해가 컸다.

재해를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지만, 자연현상으로 일어나는 태풍이나 순간적 폭우는 사람이 막기에는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으로 치부할 수밖에 없도록 엄청난 위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미숙한 자연재해의 대비에 따른 인재까지 겹쳐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철저한 준비와 예방으로 재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상식의 교훈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역대급 폭우를 쏟아부으며 전국을 초토화시킨 자연재난으로, 전국에서 많은 이재민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폭우로 인해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의 손길이 바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피해의 빠른 복구와 지원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집중호우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충북 충주시와 제천시, 음성군을 비롯해 경기 안성시, 충남 천안·아산시, 강원 철원군을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은 피해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분의 50~80%를 국고에서 추가 지원받게 된다. 주택 파손과 비닐하우스 등 농·어업시설 피해 주민들에게는 생계구호 지원금을 제공한다. 건강보험료와 통신·전기료 등 6가지 공공요금 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충북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충주·제천시와 음성군 지역에 물 폭탄 수준의 500㎜ 이상을 쏟아부어 곳곳에 큰 수해가 발생,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음성군 감곡면은 이달 2일 하루에 200㎜ 이상 폭우가 쏟아져 사망 2명 인명피해와 주택, 농경지, 축사 침수를 비롯해 제방, 도로, 교량 유실 등의 큰 피해를 입어 복구에 여념이 없다.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도 하루 평균 200㎜가 넘는 폭우로 주택 침수와 도로·농지, 교량, 하천, 제방 붕괴 등 모두 60여곳이 유실되는 피해를 입어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용담댐 물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폭우로 전북 진안군 용담댐 수위가 급상승하자 지난 8일 초당 2천900t을 방류해 댐하류 지역인 충북 옥천·영동과 충남 금산, 전북 무주군 등의 인삼밭과 마을 농경지 침수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용담댐 저수관리 잘못으로 발생한 침수피해는 관리 책임이 있는 정부와 수자원공사가 피해에 대한 근본적 보상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농민들의 반발과 여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민들 생활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워져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큰 폭우의 장마로 한순간에 주택과 가재도구가 침수되는 엄청난 피해로 망연자실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재난 지원금이라도 현실에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현재의 재난 지원금은 20여년 전 그대로여서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이재민들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2일 이번 폭우로 발생한 피해 지원을 그동안 지원했던 금액의 두 배로 상향해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재난 지원금, 현실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의 구제 차원의 재난 지원금은 현재의 사회적 실정을 감안해 상향돼야 마땅하다 하겠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