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안전속도 5030’ 시범운영 구간 가보니…
교통사고·사망률도 급감 ‘효과’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제한속도가 낮아지면 아침 통학시간이 많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길어지진 않더라구요.”

10일 낮 12시 충북 청주시 청주대학교 사거리 앞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2)씨는 이렇게 말했다.

청주대학교 앞 사거리는 청주 시내 ‘안전속도 5030’ 시범운영 구간이다.

청주흥덕경찰서는 ‘안전속도 5030’ 정책 시행에 앞서 최근 3개월간(5~7월) 내덕사거리~방서사거리( 7.1㎞), 상당사거리~강서사거리(5.8㎞) 등 2개 구간에 대해 시범 운영을 진행했다.

청주대학교 앞 사거리 도로는 기존에 시속 60㎞ 제한속도 구간이었지만 이번 시범운영 기간을 통해 시속 10㎞ 낮아진 시속 50㎞ 제한속도 구간으로 운영됐다.

도서관 때문에 집과 학교를 자가용으로 오가고 있다는 이씨는 “아침 출근길과 퇴근 시간대는 원체 차가 많이 밀려 제한속도를 낮추나 올리나 체감이 안됐다”며 “제한속도가 낮아짐에 발생하는 불편함도 거의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해당 구간을 지나는 다수의 차량을 살펴봐도 제한속도 제한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 체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청주대 사거리 포함해 사창사거리와 봉명사거리, 강서사거리 등은 출·퇴근 시간대에 차량통행량이 몰리는 구간들이다.

청주에서는 다음달부터 해당 구간들의 제한속도가 시속 60㎞에서 시속 50㎞으로 하향 조정하는 ‘안전속도 5030’이 전면 시행된다.

안전속도 5030은 교통 소통이 필요한 외곽지역을 제외한 도심지역 기본 제한속도를 시속 50㎞, 보호구역·주택가 등 보행자 안전이 필요한 지역은 시속 30㎞로 지정하는 국가 정책이다.

사망 비율이 높은 보행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심 내 일반도로의 최고 속도를 구간에 따라 하향한다는 것이 해당 정책의 주요 골자다.

이 같은 정책 취지를 전문가들과 대다수 시민이 공감하고 있지만 일부는 실효성 등에 의문을 품고 있다.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특성상 제한속도를 낮춘다고 보행자 사고가 실제로 줄겠냐는 의문과 함께 하향된 속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교통 체증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직장인 B(31)씨는 “정책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실제 사고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잘모르겠다”며 “일반인들은 사고가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것보다 출·퇴근시간이 5분이라도 길어졌다는 것을 더욱 크게 체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목소리에 전문가들은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하향해도 평균 통행속도에 큰 영향이 없을뿐더러 교통사고 위험은 큰 폭으로 감소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청주지역에서 시범 운영된 2개 구간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2017~2019년) 같은 기간 제한속도 하향구간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31건에서 96건으로 27.5% 가량 줄었고, 사망률 역시 10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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