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향후 대권주자로 꼽히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살이 온 국민을 멘붕으로 몰아넣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박 시장의 죽음에 대해 크게 다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힘이 센 선출직 공직자가 숨졌다”며 박 시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 중 하나로 거론돼왔다고 전했다. NYT는 박 시장이 한국 최초의 성희롱 사건에서 승소한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미투 운동’이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고 소개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에서 가장 공격적인 지도자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서울의 공격적인 코로나19 대응으로 칭찬받은 시장”이라면서 1천만 인구의 서울에서 1천400명 미만의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과 830만 인구의 뉴욕에서 22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대비시켰다.

인권운동가로 출발해 우리나라 정치인중 성공한 유력인물로 대권주자로, 대한민국 5분의 1 인구의 수장을 3선연임하며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맡던 인물이 무슨 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됐는 가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가지면서도 너무나 안타까운 생각에 가슴이 저민다.

우리사회 사회리더의 자살이 개인의 죽음에 그치지 않고 코로나19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더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다 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유명인의 자살은 우리 사회에 더 큰 충격을 주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든 상황을 헤쳐 나가려는 사람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심지어 모방자살까지 잇따르는 상황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국민들의 정신건강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국민들의 정신건강과 자살예방사업의 기획부터, 현황을 진단하고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 해소를 위한 노력 등 전문 인력들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255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광역단위로 하나씩 16개가 있고, 기초단위로 239개가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아무리 지역적으로 국민을 위해 다양한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운영한다고 한들 한 사람의 유명인이 자살이라는 것을 선택하면 이로 인해 퍼지는 사회적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파급효과가 크다.

이를 베르테르 효과라 칭하는데 유명인이나 평소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 좋아하던 인물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경우 자신을 그 인물과 동일시해 같은 선택을 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반해 파파게노 효과(Papageno Effect)는 자살에 대한 언론 보도를 자제하면 자살 충동을 예방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를 뜻하는 말로 ‘파파게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캐릭터인데, 연인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비관해 자살하려 할 때 요정의 도움으로 죽음의 유혹을 극복하고 연인과 재회한다는 일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하루 평균 40명이 자살을 하는 한국은 ‘자살 공화국’이요, 자살은 ‘국민병’이 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회원국 중 10년째 자살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언론은 자살에 대해 앞다퉈 “이대론 안 된다”를 외치고 있지만, 베르테르 효과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언론도 문제의 공범일 수 있다는 데에 눈을 돌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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