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기본 가치는 자유, 정의, 평등이다. 이 세 가지 가치는 인간이 존엄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기본 가치이다. 이에 정부나 정부의 모든 정책은 공익을 위해 이 가치를 실현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인천공항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평등의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하여 논란이 심하다.

공기업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 있어서 공무원보다 선호도가 높은 신의 직장이다. 그 가운데 인천공항공사는 대학생이 선호하는 공기업 가운데 선두에 있다. 2019년 현대경제연구원이 잡코리아와 함께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대학생들이 원하는 초임 연봉은 평균 2천790만원이다. 인천공항공사 올해 평균 임금은 3천8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코로나 19로 지난해와 올해 졸업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취업시장은 IMF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지금은 취업시장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까지 되고 있다. 단지 존재하는 것은 공무원과 공공부문이 거의 유일할 정도이다. 그 공기업에서 형평성이라는 명분으로 추진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공기업을 대상으로 몇 년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은 평등을 위한 정책이다. 그러나 그 정책이 다른 사람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그것은 정의롭지 못한 것이다.

평등은 크게 수평적 평등과 수직적 평등으로 구분한다. 수평적 평등 또는 형평성은 같은 것을 같게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19와 관련하여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은 수평적 형평성을 위한 정책이다.

반면에 수직적 형평성은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을 평등이라고 본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보수를 주는 것이 평등으로 본다. 시험을 보아서 성적이 좋은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평등이다.

롤스는 정의의 제1원리로 평등한 자유의 원칙으로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극대화되어야 한다고 한다.

공항공사의 일자리는 경제학적 용어로 공공재이다. 이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정책으로 공사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시험을 볼 기회를 박탈하거나 줄이는 것은 정의로운 것이 아니다.

롤스의 정의의 제2원칙은 기회균등의 원칙과 차등의 원칙을 주장한다.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는 차등의 원칙으로 소위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 자유적 평등 실현하기 위해 공무원 임용에서 지역 할당제,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장애인에 대하여 특별 채용을 하고 있다. 공항공사의 비정규직이 이들에 해당한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에게 입사 특혜를 부여하고, 취준생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공익을 위한 정책이라 할 수 없다.

취업을 위해 시험준비 한 번 하지도 않은 정치인들이 괴변으로 기회의 평등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정의롭지 않은 것이 정의롭게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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