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요즘은 캠핑을 만끽할 적기이다. 주말에 캠핑을 다녀온 지인의 일화를 듣고 캠핑 문화와 쓰레기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캠핑장이 아닌 일명 노지 캠핑이라고 해서 특정 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에서 자유롭게 하는 캠핑이 유행하는 요즘, 본인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만큼 쓰레기 회수나 관리도 잘되지 않는다.

토요일 저녁 여기저기 음악소리에, ‘건배!’하는 말소리로 가득했던 노지 캠핑장에 일요일 점심때가 되니 버려진 쓰레기로 가득했다고 한다. 자녀들과 함께 쓰레기를 주워 담던 지인은 아이에게 자연을 보호하고 지켜줘야 하는 것이라는 참교육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이가 “엄마! 다른 어른들도 다 버리고 갔는데 왜 우리만 치워야 해요?”라고 물었기 때문이다.

흥덕구 문암동 일대 쓰레기 매립장이 2004년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는 매립할 수 없게 돼 시민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한 문암생태공원은 쓰레기와 관계가 깊다. 문암생태공원에는 1994년부터 2000년까지 7년 동안 지역에서 발생한 각종 쓰레기 185만㎥가 매립돼 있지만 그 위로 놀이터, 숲 체험장, 탐방로, 산책로, 체육 시설, 야외 공연장, 가족 캠핑장 등을 갖춘 공원은 철마다 변신을 거듭한다. 여름에는 물놀이장, 가을에는 문화 공연장 등 의미 있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그중 최고 인기 시설인 문암생태공원 캠핑장은 2009년 개장 후 2016년까지 무료로 개방했으나 장기간 텐트를 철거하지 않는 ‘얌체 텐트족’이 기승을 부리고,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투기해 방치하거나 강가에서 설거지를 하고 취사가 금지된 구역에서 불을 피우는 등 자연훼손도 빈번하게 일어나 2017년부터 유료화했다. 유료화 후 인터넷을 통한 예약제를 실시하고, 상시로 캠핑장을 관리하는 직원도 뒀다. 더욱이 발생하는 수익금을 지속적으로 시설에 재투자하고 있어 문암생태공원을 찾는 발길은 더 많아지고 있다. 더불어 문암생태공원 내 위치한 지역 환경교육센터인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에서는 환경의식 고취와 생태적 감수성 함양을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하고 유익한 환경생태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문암생태공원은 쓰레기를 축적하는 매립장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무료로 운영되던 시기에는 엉망으로 운영되던 문암생태공원 캠핑장이 유료화 후 관리하는 직원이 상주하고 본인 개인 정보로 예약을 하는 예약제로 운영이 되고 나니 보다 쾌적한 환경의 캠핑장이 됐다는 점에 왠지 모를 씁쓸함이 남는다. 그러나 이 또한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여기고 앞으로 캠핑 문화와 쓰레기의 관계가 반비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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