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청주민예총 사무국장

[충청매일] 코로나19 사태가 지난하게 이어지고 있다. 진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에서 확산하면서 개학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를 긴장시키고 있다.

5개월여 동안 예술 활동을 하지 못하는 예술인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정부 정책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완화하였으나 정상적인 공연은 하지 못하고 있다. 버틸 만큼 버티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인 예술인들의 경제적 한계치가 임박하고 있다.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예술인으로서의 활동이 전무함으로써 오는 정신적 충격도 만만치 않다. 다행인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다각적인 정책 마련으로 예술인이 숨 쉴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유례없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필자 역시 재난지원금을 신청했다. 재난지원금을 받아들고 나니, 사람은 수중에 돈이 있어야 행복을 느끼는 동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재난지원금 외에도 정부는 예술인을 위한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가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대책보다 지역예술인의 체감 온도는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청주시는 지역 예술인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였고 온라인 전시?공연을 위한 촬영비 지원, 소극장 공연 시 대관료 지원, 야외 행사비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하였다. 지역 예술단체도 청주시 문화예술과와 긴말한 논의를 통해 예술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지역 예술단체는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 단체이다 보니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그런 면에서 이번 청주시의 단체 운영비 일부 지원은 가뭄을 해소하는 단비와 같이 느껴진다.

충청북도 역시 사업비를 편성해 온라인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공모 사업을 실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예술인의 작품을 구입하여 조금이나마 예술인의 생활고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도 설립 이래 최초로 지역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모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직 시작은 미약하나 예술인은 오늘이 아닌 내일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전시와 공연을 통해 예술인들이 활동을 재개하고 있으며,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거리아티스트 공연도 시작하였다. 몇 개월 만에 무대에 오른 공연자들은 설렘 반 떨림 반이었다. 멀리 떨어진 관객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멀리서 전해오는 응원의 목소리는 생생하게 전해졌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역시, 예술인은 무대에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예술은 향유자와 만날 때 완성된다. 모든 이가 전시를 보거나 공연을 즐기지는 않지만, 예술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환산할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예술적 가치를 위한 예술가의 노력이 세상에 위안이 됨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예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예술가가 느끼는 체감은 훨씬 심각했다. 펜과 악기를 내려놓고 다른 일을 찾는 일도 만만찮은 일이며,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언젠가 코로나19가 진정되겠지만, 다시 사회적 재난이 발생할 경우 예술인들은 똑같은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예술인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실질적인 대안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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