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자의 그림책 여행]정말로 거짓말이길 바라면서
[강민자의 그림책 여행]정말로 거짓말이길 바라면서
  • 충청매일
  • 승인 2020.05.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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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테라피 강사

[충청매일] 아이의 행복은 어른에게 달렸다. 아이들 불행은 전적으로 어른이 만든 가정과 사회, 제도에 의해 줄거나 늘어날 수 있다. 기아, 자연재해로 안한 상처, 종교 갈등으로 인한 전쟁고아. 부모와 사회에 의한 폭력은 어른이 벌이거나 해소해야 하는 일들이다. 전 세계에서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온갖 만행을 강경수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 책 한 권에 다 담기는 어렵지만 아이의 모든 불행이 주로 어른에 의해 자행되는 것을 드러내기는 충분하다.

이 책은 여러 나라 아이들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대한민국, 솔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꿈은 화가이다.  

키르키스스탄의 하산은 매일 오십 킬로그램이 넘는 석탄을 실어올린다. 인도에 사는 파니어는 하루에 열 네 시간이나 카펫을 만드는 일을 한다. 우간다에 사는 키잠부는 말라리아에 걸려서 힘들지만 약값도 없고 치료도 받지 못한다. 루마니아의 엘레나는 삼년을 넘게 맨홀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티의 르네는 지진 때문에 부모를 잃었다. 콩고 민주공화국의 칼다미는 아홉 살에 전쟁에 끌려갔다 온 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맨홀은 뚜껑을 열면 그곳에서 펼쳐질 불편하지만 부딪혀야만 할 진실을 암시한다. 맨홀은 무심히 있다. 우리 사회에는 그곳에서 펼쳐지는 비참한 현실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어딘가에는 하루하루를 간신히 연명하는 아이들이 있는 현실 공간인 것이다.

맛있는 것을 찾고, 학교에 다니고, 미래를 꿈꾸는 일은 세상의 모든 어린아이에게 허락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반복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일상조차 그들에겐 이미 요원한 일이다. 먹고 씻고 잘 만한 공간을 확보할 수 없는 세상에서 아이들은 그 어려움을 감당해야 한다. 작가는 아픈 현실을 반영하는 듯 거칠게 드로잉 했다. 아이들은 남루하게 옷을 입었거나 옷조차 입지 않은 무표정하고 어두운 얼굴들, 입은 무겁게 닫혀 있지만 무언가를 처절하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책장마다 펼쳐지는 세계는 대한민국 솔이의 꿈과는 먼 나라의 이야기다.

자연환경, 사회환경 특히 약소국이라는 역사적 환경이 저변에 있겠지만 우리들이 겪고 지나온 길이기에 더욱 더 공감하고 가슴 아프게 한다. 이제 선의건 악의건 간에 글로벌 시대인 지금 전지구의 불행과 행복은 외면하고 싶지만 이미 엮여져 있다. 질병이나 경제나 자연재해는 한 지역에 그치지 않는다. 자본과 노동은 흘러다닌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질병도 흘러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지구화 세계화는 말이나 구호로 만이 아니라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이야기 한다. 인력이나 자본이나 질병이나 흘러다니는 유동하는 시대는 지구 저쪽의 울음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단지 타인의 고통의 될 수는 없다.

그 고통스런 이야기는 우리 환경에 대한 고마움을 갖게 한다. 사소하고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일상을 유지하는 일이 지구의 한 쪽, 어느 곳에서는 얼마나 어려운지, 전쟁없는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국가가 잘 살게 된 것이 또 얼마나 다행인가.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담아 먹고 살만한 국가들은 가난한 나라의 자원이나 인력을 수탈하지 않고 자립할 기반을 닦도록 도우면 좋겠다. 개인 차원에서는 후원같은 방식으로 도울 방법을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전쟁 폐허에서 일어서본 경험이 있는 우리들은 특별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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