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진실 규명·헌법 전문 수록 의지 표명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가치를 계승하고 국민 통합의 메시지가 담긴 5·18 제40주년 기념식이 18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거행됐다.

5·18시민군이 사수하다 최후 항쟁을 벌인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린 첫 기념식으로, 청년 세대가 ‘민주화 역사를 올바르게 계승하겠다’고 밝혀 기념의 의미를 더했다.

취임 뒤 5·18기념식에 3번째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5·18진실 규명과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한 이날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5·18민주유공자·유족, 민주·시민단체, 정계 주요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도입 영상 상영(5·18 다룬 영화 재구성)을 시작으로 국민의례와 경과 보고·편지 낭독·기념사·기념공연·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60분간 이어졌다.

국민의례 중 김용택 시인이 기념식을 위해 집필한 묵념사 ‘바람이 일었던 곳’을 문흥식 5·18구속부상자회장이 낭독했다.

경과 보고는 예년과 달리, 청년 세대가 항쟁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남녀 대학생 차경태·김륜이씨(5·18 유족과 유공자 자녀)가 했다.

묵념사가 도입되고 경과 보고자가 바뀐 것도 공식 기념식이 열린 1997년 이후 최초다. 묵념사는 5·18의 아픔과 교훈을 현재·미래에도 되새겨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이날 기념식은 5·18 최후항쟁지인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처음 치러졌다. 5·18민주화운동이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부터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만 거행됐고, 개최 장소가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광장이 항쟁 당시 본부였고 광장 분수대를 연단 삼아 각종 집회를 열며 항쟁 의지를 불태웠던 역사적 현장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40년 전 광주는 숭고한 용기와 헌신으로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보여줬다. 오월 정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진 것이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일상 속 오월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이어 “5·18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 진상 규명은 처벌이 목적이 아닌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다. 이제라도 용기를 내 진실을 고백한다면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상 규명의 가장 큰 동력은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는 국민들이다. 국민이 함께 밝혀내고 기억하는 진실은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만드는 힘이 되고, 국민 화합과 통합의 기반이 될 것이다. 왜곡과 폄훼도 더이상 설 길이 없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며 “개헌이 이뤄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5·18 유족과 유공자 자녀인 대학생 차경태·김륜이씨는 경과 보고를 통해 “5·18을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로 제대로 알고 기억해 나가겠다”며 일상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공유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5·18 때 계엄군의 만행으로 숨진 임은택씨의 부인 최정희(73)씨의 원통한 사연도 ‘남편에게 전하는 편지’로 소개됐다.

임씨는 1980년 5월 21일 3공수여단의 총격으로 숨졌고, 열흘 만에 광주교도소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5·18 희생자를 폭도로 날조한 신군부 세력의 끈질긴 역사 왜곡으로 모진 세월을 견딘 최씨의 사연에 기념식 참석자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정부는 그릇된 역사를 바로잡아 5·18 유가족의 아픔을 공감·치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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