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이태원 클럽’, ‘블랙수면방’ 최근 우리 사회를 가장 뜨겁게 한 단어들이다.

대한민국이 생활방역 체계를 도입할 것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대형 이슈가 터지며 다 끝난 것만 같았던 코로나19 감염 불안감이 다시 국민들 사이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이태원 클럽 방문자 5천500여명 중 2천여명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해당 시설이 성 소수자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 상에서 온갖 혐오성 발언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강제로 알리게 되는 ‘코로나 아우팅’ 상황이 앞으로 본인의 삶을 송두리째 뽑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해 검사 자체를 꺼리고 있다.

일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는 제2의 팬데믹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절대 검사에 응하면 안된다는 얘기 까지 돌고 있다.

대한민국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으로 처음 발생하기 시작한 ‘신천지 사태’ 가 재발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닌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위기를 무사히 넘기며 세계적 찬사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여러 대책을 내놓으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집단감염 상황 발생 직후 긴급브리핑을 열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과 논현동에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무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대상자들이 해당 클럽이나 수면방의 출입 여부를 밝히지 않고도 일반 시민들과 구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해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며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현재 정부의 빠른 대처로 검사에 응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으나 이보다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선공개 기준을 변경한다든지 검체 채취 방법을 다양화 하는 것을 포함해 촘촘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사실 이태원 클럽이나 블랙수면방과 같은 곳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듯이 다른 클러스터에서 충분히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오히려 코로나19에 대한 우리 마음속 긴장의 끈을 완전히 놓기 전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 다행일 수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여러 상황을 대비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체계를 구축해 K-방역의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왜냐면 우리는 코로나19에 있어 전 세계의 표준이자 정답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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