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남북 정상이 만나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 낸지 2주년을 넘기고 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남북관계가 냉각기에서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어렵게 하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 한반도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선 대한민국 정부는 코로나 19를 맞아 미국, 영국, 일본 등 그동안 경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선진국에 비해 월등한 대처로 가장 경제적 타격이 적게 발생할 국가가 됐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현재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피해를 입고 있는지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김정은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등이 무분별하게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정부는 남북대화를 재개해 혹시 북한이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의료보건 분야에 대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정상의 대화 재개가 선행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그 첫 번째 추진 과제로 코로나19를 매개로 한 남북 보건협력을 꼽았다.

보건협력을 시작으로 대표적인 남북협력 사업을 순차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멈춰선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실현 가능한 것부터 이행해 나갈 뜻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가 남북 협력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현재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남북 모두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코로나19의 위기는 곧 협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문대통령이 선제적으로 북한을 향해 전향적인 호응을 촉구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신년사와 3·1절 기념사를 통해서도 남북 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냉각됐던 남북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문이 열린 판문점선언은 매우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북제재라는 국제사회의 벽을 넘지 못해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판문점선언은 9·19 남북 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로 이어져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는 출발점이 됐다.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밑거름이 됐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2018년 9월 평양 방문 후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론’으로 국제사회 설득을 시도했지만 미국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쳤다. 대북제재라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19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미국 등의 여건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된다. 현실적인 제약 요인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북미 대화 진전에만 의지해 하염없이 기다린다면 시간은 다시 허투루 흘러갈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보건 분야 협력이 그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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