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주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충청매일] 코로나 사태로 휴일에도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지루한 마음에 포털사이트에서 ‘집에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검색하게 됐다. 목록들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영화 한 편을 골랐다. 2004년 개봉한 ‘나비효과’라는 영화였다.

주인공 에반은 유전적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아버지와 그는 예전에 써둔 일기를 꺼내 읽다가 일기장을 통해 시·공간 이동의 통로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을 통해 과거로 되돌아가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들을 바꾸고, 돌이키고 싶은 순간으로 돌아가 주변 사랑하는 이들의 상처들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로 돌아간 그의 아주 작은 행동의 변화만으로도 그를 둘러싼 주위 모든 것들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때론 행복한 미래로 바뀌기도 하고, 때론 순간의 작은 실수로 끔찍한 비극을 불러오기도 한다. 주인공 에반은 뇌에 심각한 손상을 감내하면서까지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가 과거로 돌아가서 행하는 아주 작은 변화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미래가 바뀌는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영화였다.

실제로 ‘나비효과’라는 용어는 1961년 한 남자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변화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초깃값인 0.506127을 입력하는 대신 소수점 이하를 일부 생략한 0.506을 입력해 버리면서 0.000127의 아주 근소한 값의 차이 때문에 완전히 다른 기후 패턴을 만들어내게 되면서 생겨난 용어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이는 미세한 변수가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을 나비의 날갯짓 한 번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에 빗대서 ‘나비효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본 영화였는데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해줬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설마 나는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는 행동이 나를 포함한 내 주변의 많은 사람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나도 좋은 날씨를 핑계로 꼭 필요하거나 급한 볼 일이 아닌데도 집 밖을 나서 야외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접촉을 해왔는데, 나의 경솔한 행동이 주변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다. 개개인이 행하는 작은 배려, 세심한 주의가 모이고 모이면 얼마나 큰 힘이 생겨나고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보면서 내가 먼저, 나 하나만이라도 실천해 나가다 보면 분명히 이번 코로나19도 지혜롭고 안전하게 무사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