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충청매일]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는 잦아들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214개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확진자수는 140만명, 사망자수는 8만명을 넘었다. 유럽에 이어 미국이 최다 감염국이 되었다. 우리나라 확진자수는 1만명이 넘었다. 다행히 신규 확진자수는 두 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 확산은 더욱 거세지고 해외유입 사례도 증가하고 있기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우리나라 집단 감염이 본격화된 2월 말부터 유럽이 새로운 감염중심지로 부각된 3월 초까지는, 일단 ‘멈추고 모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 여겼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도 2월 22일 임시휴관에 돌입하고 대부분의 사업과 행사를 유보하였다. 잠시의 공백기를 내부 정비시기로 삼았다. 국내 감염 발생이 줄어든 3월 중순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였다. 그래서 구상한 일이 ‘코로나19 대응 특별사업’이다. 새활용리더들과 함께 방역 3종세트(면마스크, 손세정제, 친환경비누)를 만들어 취약계층에 전달하자는 것이다. 3월 23일을 디데이로 설정하고 재료구입, 참여인력 확보, 방역체계 구축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3월 23일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격 시행되었다. 따를 수 밖에…. 시작일을 4월 6일로 연기하고 한 번 더 준비태세를 갖추었다. 하지만 4월 6일부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도 2주 더 연장되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특별사업을 폐기하였다. 우리만 겪는 일이 아닐 터, 좋은 취지로 준비했고 사회적 지침에 따라 중단했으니 미련도 없다.

그러는 동안 한국은 성공적인 방역 모델 국가로 확실히 부각되었다. 그럼에도 이 사태가 언제 종료될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제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첫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과 기본업무를 무한정 유보하거나 폐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듯, 변화된 여건에 맞는 새로운 방법 또는 거리를 두고도 할 수 있는 대체방안을 찾아야 한다. 둘째, 코로나19의 역설 때문이다. 요즘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모습이 자주 보도된다. 중단된 문명의 틈새로 개선된 환경과 회복된 자연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코로나19가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대멸종을 초래할 수 있는 기후붕괴의 위중함을 넘어선다고 단언할 수 없다. 이 시기를 인류문명과 생활양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셋째, ‘한국다움’의 자신감을 보았다. 선제적 대응과 대대적인 진단검사, 첨단 의료기술, 투명한 정보 제공, 소통과 참여 등 한국형 방역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국가와 국민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며 ‘한국다움’을 세워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불확실한 세상도 한국다움으로 돌파해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슬기로운 eco생활’을 추진하게 되었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세상이 초록으로 물드는 4월, 코로나19 위기도 극복하고 지구 환경도 함께 보살피는 범시민 생활혁신프로젝트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생태(ecology)와 경제(economy) 문제를 함께 고려하는 생활, 그러한 공감대(echo)를 넓혀가자는 운동이다. 면마스크 만들기, 완벽한 분리배출, 포장 적은 택배, 많이 걷기, 회의자료 모바일로 공유하기 등 많은 것들을 생활 속에서 창출하거나 보편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한국다움으로 채워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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