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답은 ‘사람’이다. 도시는 인간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활동무대가 되는 장소이며, 인구 집중으로 비교적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이 물음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시민이 몇 이나 될까? 이면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다니는 보행자, 특히, 어린이들. 과연 ‘도시정책 그 중 교통정책의 중심에 사람이 있는가’ 돌아보고자 한다.

국내 대도시들뿐만 아니라, 청주시도 교통혼잡이 시민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첨두시간인 출퇴근 시간대에 주요 유출입 지점의 교통혼잡은 한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도로는 왜 밀릴까? 주 원인은 도로의 증가 속도에 비해 월등히 높은 차량 증가 속도 때문이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청주시의 도로 길이는 16.5%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자동차 등록대수는 120.7%로 크게 증가했다. 도로 1㎞ 건설에 수백억원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이다.

교통혼잡은 혼잡비용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러면 도로를 신설하고, 확장하면 교통문제가 해결될까? 도로를 건설할 땅과 재정이 무제한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 도로를 새로 건설했는데, 혼잡이 더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브레이스의 역설)하기도 하고, 혼잡 개선을 기대하고 새로운 수요가 발생해 더 많은 혼잡을 야기하기도 한다.

실제 통행량 증가의 많은 부분은 자가용 승용차가 차지하며, 운전자 혼자 탑승하는 ‘나홀로 차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통행량 증가로 차량은 늘어나지만, 통행 인원은 그 만큼 늘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도로의 건설은 막대한 재정 투자가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단위 면적당 수송인원이 많은 대중교통으로 승용차 교통량을 전환시켜야하며, 이를 위해서 대중교통의 경쟁력 향상과 승용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대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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