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국민체육진흥기금 받아 건립…일방 휴장 웬말”
유원대 “매년 수억원 적자 감당 안돼”…지자체 지원 희망

 

[충청매일 김갑용 기자] 충북 영동 유원대학교 내에 있는 영동국민체육센터 수영장(사진)이 다음달부터 문을 닫기로 해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곳 수영장을 운영하는 유원대는 “수영장의 노후된 시설을 개보수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임시 휴장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휴장기간은 정하지 않아 언제 다시 문을 열지는 미지수다.

임시 휴장에 시설정비 명분을 달았지만 수영장 운영 예산이 별도로 확보되지 않는 한 재개장은 어렵다는 게 대학 측의 입장이다.

대학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지역주민들의 건강 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매년 수억원의 적자를 보면서도 운영해왔지만 이젠 한계를 느낀다”며 “최근 시설 노후로 수질까지 악화되는 등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어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휴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등록금이 12년간 동결된 데다 학생수 급감으로 학교도 가용 예산이 크게 줄어 생존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지역주민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학교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느닷없는 휴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수용장 이용자는 “이곳 수영장은 엄연히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아 건립한 국민체육센터인데 대학 측이 일방적으로 휴장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역주민을 볼모로 수영장 운영 예산을 타내기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그동안 수영장에서 건강을 다져왔던 지역주민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인근 무주·옥천·김천 등지의 수영장을 이용해야 하는 데 거리가 멀어 쉽지 않다”고 한숨을 지었다.

대학 측은 지자체에서 수영장 운영비용 일부를 부담해 줄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에 영동군은 예산 지원 근거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당초 영동군민체육센터 건립 지원 협약에 따라 센터의 소유와 유지·보수 등 운영 관리 책임이 대학 측에 있다”며 “지금에 와서 수영장 운영비를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영동국민체육센터는 ‘관학협력사업’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 30억원, 특별교부세 6억원 등 총 41억원을 들여 건립해 2010년 1월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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