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무섭다. 정부가 방역 관련 예산을 빠르게 집행하면서 질병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올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의 확진자 수는 이미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 29일 0시 현재 중국의 우한 폐렴 확진자는 5천974명, 사망자는 132명으로 발표됐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1천459명, 사망자는 26명 늘어난 것이다. 의심 환자는 9천239명에 달한다. 확진자의 경우 사스 때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는 5천327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졌다.

우한 폐렴이 우리나라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전염병 확산 불안으로 급락했던 코스피는 29일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국내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일단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적어도 당분간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나 우리 경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발이라는 점이 간과할 수 없다. 올 들어 수출과 민간소비 활성화 등으로 경기 회복을 기대했던 정부로서는 연초부터 버거운 악재를 만난 셈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전염병이 경제에 끼치는 충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에는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전염병이 퍼졌다. 국내 경제는 멕시코발이었던 신종플루나 중동발 메르스에 비해 중국발 사스에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 영향으로 2003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 포인트, 연간 성장률은 0.25% 포인트 내외로 떨어졌다. 같은 해 5월 수출 증가율도 3.5%로 전월 대비 15.7% 추락했다. 신종플루와 메르스는 GDP 성장률을 0.2∼0.3% 끌어내렸다.

우한 폐렴은 당장 관광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의 한국 방문이 급감하는 데다 국내에서도 중국 여행을 기피하고 있다. 관광업계에 중국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감안하면 유통매장 등 국내 서비스업의 불안감은 더할 것이다. 전염병 감염 우려에 우리 국민들도 외부활동을 줄이고 있다. 여행·관광·유통·음식 등 관련 업계의 위축이 걱정된다.

여행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무역 또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한국 수출품의 26%가 향하는 최대 시장이다. 전염병이 장기화하면 제조업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일시적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지원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우한 폐렴으로 인한 실물경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특단의 대책을 제시하고, 정치권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 국민들도 공포감을 확산시키는 괴담 등에 현혹되지 말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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