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측 “재학생 충원율·취업률 저조…정원 조정 학과에 포함”
지역 농민 “지역친화적 학과 폐지 안 될말…상생발전 약속 저버려”

[충청매일 김갑용 기자] 충북 영동 유원(U1)대학교가 올해 와인식음료학과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자 지역 농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7일 유원대에 따르면 올해부터 와인식음료학과 학생을 뽑지 않는다.

신입생 미달 사태가 수년째 이어오고 있고,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 등이 저조하다는 게 이유다.

유원대는 역량강화대학에 선정돼 학생 정원을 자율적으로 10% 감축해야 되는 데 와인식음료학과가 그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유원대 관계자는 “정원 조정 단계 학교여서 올해 95명을 줄여야 했다”며 “와인식음료학과의 경우 다른 학과와 통폐합을 하는 등 여러 방법을 쓰며 학생 충원에 노력했지만 재학생들의 이탈이 심하고, 취업하는데도 어려움이 커 불가피하게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영동지역 와인 생산 농민들은 지역과의 상생 발전 협의 약속을 저버린 처사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영동와인연구회 여인성 회장은 “와인은 영동군의 주력산업 중 하나로 지자체와 함께 유원대 교수진의 도움으로 한창 성장해가고 있다”며 “지방대학이 지역친화적인 학과를 폐지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원대 와인식음료학과 교수들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지역 농민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와인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와이너리(와인양조장) 농가에 컨설팅을 하고 있다.

영동와인연구회는 포도연구회 등 농업인단체와 함께 유원대 인근에 항의 현수막을 게시하고, 교육부에 와인 관련 학과 재개설 건의문도 제출할 예정이다.

와인을 농업의 6차산업 선도 품목으로 육성시키고 있는 영동군도 유원대의 폐과 결정에 당혹스런 모습이다.

군 관계자는 “포도와 와인이 영동 농업의 핵심 품목이어서 유원대에 관련 교육시설과 용역 등을 대거 지원해왔는데 느닷없이 와인 관련 학과를 없앤다니 허탈하다”며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은 다른 비슷한 학과도 있는 데 유독 와인식음료학과가 구조조정에 포함된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영동와인연구회 임원진은 지난 21일 채훈관 유원대 총장을 만나 농민들의 서명부를 전달하고 와인 관련 학과의 재개설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채 총장은 와인연구회가 제안한 와인학과 재개설 협의체 구성에 동의하고, 지자체에서 와인 관련 학과 운영에 필요한 연구시설과 학생기숙사 비용 등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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