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 확보 6조원 시대 열어
도청 본예산은 도의회에서 제동

이시종 충북지사가 12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진영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12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북도가 도정 사상 처음으로 정부예산 확보 6조원 시대를 열었다.

2018년 5조원을 돌파한 후 2년 만이다. 도는 국회 본회의를 거쳐 확정한 2020년 정부예산에 지역 관련 예산이 6조854억원이 반영됐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확보한 예산 5조4천539억원보다 11.6%(6천315억원) 증가했다. 국회 심사 전 정부예산안에 포함된 5조9천218억원과 비교하면 2.8%(1천636억원) 늘어났다.

국회에서 1천141억원이 증액됐고, 공모 사업 선정 등 495억원 추가 확보했다.

도는 정부예산 확보의 가장 큰 성과로 주요 현안이 대거 반영된 점을 꼽았다. 우선 미래해양과학관 설립비 25억원이 반영됐다.

2005년부터 4번의 도전 끝에 맺은 결실이다. 도는 오는 20일 결과가 나오는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 힘을 쏟고 있다. 도는 예타 문턱을 넘으면 내년 설계에 들어가 2021년 첫 삽을 뜰 계획이다. 2025년 개관이 목표다.

소방복합치유센터 건립 예산은 22억6천만원을 확보했다. 센터는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 일원 3만4천386㎥의 터에 둥지를 튼다. 2022년 준공 뒤 다음 해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치료와 치유의 복합 공간인 센터는 음성·진천·괴산·증평 주민을 위한 일반 치료도 병행한다. 도내 중부권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들 현안 외에 국립충주박물관(3억원), 전통무예진흥시설(2억원), 오송 국제 K-뷰티스쿨(2억원), TBN 충북교통방송국(102억6천800만원) 등의 현안도 국비 확보에 성공했다.

충북 발전을 견인할 사회간접자본(SOC)은 예산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대형 SOC 사업 종료로 감소했으나 올해는 1조5천821억원으로 19.4%(2천569억원) 늘어났다.

특히 현재까지 1조1천155억원이 투입된 중부내륙선 철도 사업은 3천797억원이 반영, 목표 기간 내 완공에 청신호가 켜졌다. 1단계는 2021년, 2단계는 2023년 완료할 예정이다.

2025년 전 구간 동시 개통을 위해 추진 중인 충청내륙고속화도로(1~4공구) 건설은 1천465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영동과 보은을 잇는 제2충청내륙고속화도로(183억원), 괴산~음성 국도 건설(192억원) 등도 정부예산안에 반영됐다.

이밖에 백두대간 휴양관광벨트 조성(3억원),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사업 운영(2억원), 첨단동물모델평가동 건립(80억원), 강소개발특구 지원(61억5천만원) 등도 정부예산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시종 지사는 “국회 증액 규모가 예년보다 작은 데다 지자체 간 경쟁으로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지역 국회의원, 시장, 군수 등과 합심해 충북 현안 사업을 대부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반영된 사업들이 착실히 추진될 수 있도록 타당성조사, 기본·실시설계 등 각종 행정 절차 진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북이 확보한 정부예산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처음 4조원을 돌파한 뒤 2015년 4조3천810억원, 2016년 4조5천897억원, 2017년 4조8천537억원, 2018년 5조1천434억원, 2019년 5조4천539억원이다. 도정 사상 첫 정부예산 6조원을 확보해 현안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지만, 일부 역점사업은 충북도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도의회는 지난 11일 내년도 도청 본예산을 심사하면서 일부 역점 사업 예산을 삭감했다.

행정문화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지원 예산 15억1천3만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7억원 부활하는데 그쳤다. 차기 대회 준비 등을 위해서는 추가 예산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관련 사업인 무예소설 문학상 공모(4천만원), 무예 시나리오 공모(3천500만원), 무예 웹툰 공모(2천500만원) 등의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이 지사의 민선 7기 공약으로 도가 내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던 농가 기본소득 보장제는 첫발조차 내딛지 못하게 됐다.

산업경제위원회가 선택적 지원에 따른 농민 간 갈등, 농가별 소득산정 부정확 등을 이유로 삭감한 예산 심사 결과를 예결위가 그대로 수용했다.

이 지사가 4차 산업혁명의 대비 방안으로 제안했던 ‘은퇴 과학자촌 조성’ 연구용역비는 5천만원이 삭감되며 1억원만 반영됐다.

내년에 10돌을 맞는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 사업비도 2억원이 줄며 8억원만 내년 본예산에 포함됐다. 이처럼 일부 사업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거나 깎이면서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는 내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할 방침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충북도 관계자는 “예결위에서 예산이 삭감되거나 줄어든 역점 사업은 추경에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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