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또다시 정치적 도마에 올랐다.

나 원내대표가 최근 미국을 방문해 미국 측에 내년 4월 총선에 임박해서 북미정상회담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한국당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회담 일정을 고려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어느 나라 소속이냐” “한반도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우선 할 수 있느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밝혀지자 한국당 의원들 조차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자신들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자신의 방미성과를 표현하기 위해 국익에 반하는 활동을 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정치인으로 넘지 말아야 할 도를 넘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3차 북미 정상회담마저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하지만 너무 속 보이는 얄팍한 변명에 국민들에게 ‘정치인이라는 것이 그렇지’라는 반감을 줄뿐이다.

선거와 외교안보를 엮은 이번 사태는 지난 1997년 12월 대선 직전 일어난 ‘총풍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인사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인사를 만나 휴전선에서 무력시위를 해 달라고 해 ‘북풍’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예민한 외교안보를 정파의 이익을 위해 선거에 끌어들인 대표적인 사례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총선 결과의 유불리를 따져서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 반대’ 의사를 미 당국자에게 전달한 것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행위이다.

도대체 우리나라 정치가 어디까지 추악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가.

요즘 야당의 모습을 보면 어느 방송국에서 아나운서가 정부시책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내다가 원고 한 장이 빠진 것을 뒤늦게 알고 당황한 나머지 무심결에 “야당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라고 마지막 멘트를 했다는 우리나라 방송국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보듯이 대한민국 야당은 정부시책에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본의 경제제재부터 미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 등 온 국민이 하나로 힘을 모아 헤쳐 나가 할 과제가 산적한 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익을 저버린 채 하는 행동을 보니 참으로 안타까움을 넘어 개탄할 일이다.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를 그리워만 하지말고 올바른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 여당으로 옮겨 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야당이 여당으로 옮겨지는 것은 자신들의 당리당략에서 오는 결과가 아니다.

4년마다 선거를 치루며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일 하는 봉사자가 되겠다’는 말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도 정치인들의 속셈을 알 정도로 국민적 정치수준이 높아졌다.

자신들의 편만 결집시켜서는 정치행위는 결코 야당이 여당이 될 수 없다.

국민이 존재해야 정치인이 생존하고, 국가가 있어야 정치도 있는데 국민과 국가를 저버린 정치인을 어찌 국민이 방관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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