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학연구소, 내달 6일 2차 충북학포럼 개최
임승빈 예총회장 주제발표…건립 조건 등 제안

충북에는 옥천 정지용 문학관, 보은 오장환 문학관, 진천 조명희 문학관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왼쪽부터), 최근 신동문, 권태응, 홍명희 문학관 등의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충북에는 옥천 정지용 문학관, 보은 오장환 문학관, 진천 조명희 문학관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왼쪽부터), 최근 신동문, 권태응, 홍명희 등의 문학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동문, 권태응, 홍명희.
사진 왼쪽부터 신동문, 권태응, 홍명희.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충북학연구소(소장 정삼철)는 오는 12월 6일 오후 2시 충북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충북지역 문학관 건립과 운영의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2019년 2차 충북학포럼을 개최한다.

현재 정부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에는 120여 개의 공·사립 문학관이 운영되고 있다. 충북에도 옥천 정지용 문학관, 보은 오장환 문학관, 진천 조명희 문학관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신동문, 권태응, 홍명희 등의 문학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충북학연구소는 이번 포럼을 통해 현재 충북지역에서 운영 중인 문학관의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문학관 운영과 건립의 효율화를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날 포럼에는 임승빈 충북예총회장의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박혜영 국립한국문학관 기획운영부차장, 이현식 인천근대문학관 관장, 정민 충청대 강사의 발제가 이어진다.

임승빈 회장은 ‘문학관 건립,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곳곳에 많은 문학관이 의욕적으로 세워졌지만, 관광을 비롯한 경제적인 측면에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잘못된 접근이라고 지적한다.

임 회장은 “문학관은 문화적 요소로서 경제적 측면에서만 평가할 수 없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그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학관은 주민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주민은 물론, 문학 및 문화예술인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임 회장은 문학관 건립에 전제돼야할 조건들을 제시했다. 우선 문학관 건립은 작고문인에만 한정해야하고 객관적 심의기구에 의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문학관 건립에 앞서 문학관의 구조, 운영방안 등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수적인데, 문학관에는 창작공간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선대문학의 가치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현재화의 의의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생가복원이나 동상건립 등 천편일률적인 사업방식에서 탈피해 작품을 모티프로 한 연극, 영화, 무용 등 공연예술화 등을 통해 작품의 현재화와 지속적인 재생산의 효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혜영 차장은 ‘문학관 건립과 운영의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문학관을 건립하는 일은 문명 위에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일이라고 전제하며 무분별한 문학관 건립의 폐해를 지적하며 새로운 운영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차장은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새로운 문명을 한낱 처치 곤란한 쓰레기 더미로 만들 것인가, 우리에게 유용한 문명의 이기로 만들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일 수 없다”며 “죽은 문학을 모아다가 쌓아두기만 하는 문학관은 잘 지어진 창고나 다름없다. 제대로 된 수장시설도 관리체계도 없이 ‘방치가 곧 관리’인 수준이라면 귀한 문학유산을 애써 모아 쓰레기로 만드는 일밖에 안 된다. 문학관을 지어 올리는 일 그 자체에만 몰두한다면, 우리는 소중한 자산과 역량을 쓸데없는 일에 낭비한 무책임한 세대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문학관 건립보다는 향후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식 인천근대문학관 관장은 ‘충북문학관 운영의 활성화 방안’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는 문학관 사례를 통해 주목할 점과 충북문학관을 어떻게 활성화해야 하는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관장은 “문학관에 늘 전시되고 있는 상설전은 기본이며 기획전이 핵심이 돼야 한다. 이 기획전이 향후 문학관을 재방문하는 욕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예능력을 갖추고 학제간 연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문학관은 과거 유물의 전시를 넘어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곳이 돼야 한다. 신선한 콘텐츠로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충북의 경우에 대해 이 관장은 “충북에는 정지용, 홍명희 등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고향이다. 전문인력 부재로 운영이 부실하지만 고품격 문화콘텐츠로서 상생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단일 문학관으로는 경제성이 부족할 수 있다. 집단적 기획과 지역 내 다른 시설과 협력의 틀을 모색해 공동운영을 전제로 한 기획력 있는 문학전문 인력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민 충청대 강사는 ‘충북지역 공립문학관의 현황과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문학은 창작이든 향유든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전제하며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재, 굳이 문학관을 세우려고 하는 것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됐다고 전제한다.

정 교수는 “문학과 문학관의 효율성을 따질 때 더 이상 인원이나 경제적 수치로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며 “한 사람에게 미치는 감동이 세상에 가져올 파문을 생각하고 문학관을 짓고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문학관을 10년 전 20년 전 박물로 낡게 두지 말아야 한다. 건물 짓는 데 급급해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부단히 노력하고 마땅한 시간을 들여 쓰는 하나의 문학작품과 같이 되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럼을 기획한 충북학연구소 정삼철 소장은 “충북학 담론 생산을 통한 충북의 인문학적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충북에도 다수의 문학관이 건립돼 운영되고 있거나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문학관의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고 새로운 운영방향을 모색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며 “충북지역 이외의 문학관 건립 사례를 살펴보고, 그 시사점을 향후 충북지역 문학관 건립 및 운영에 반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자 발표 이후에는 김민정 청주 중앙중학교 교사, 김상철 단양군청 공무원, 김종범 아우리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김현정 세명대 교수, 연지민 충청타임즈 기자 등이 참석해 함께 토론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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