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충청매일] 하늘이 맑고 높다. 몇 차례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지나갔지만 계절을 거스를 수는 없는가 보다. 가을이면 농부는 오곡이 무르익어가는 들판을 바라보며 추수하기에 바쁘다. 결실의 계절이다. 그런데 가을이 되어 열매를 거두는 것이 꼭 농부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닌 성싶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특히 3학년 학생들은 초·중·고 보통교육 12년의 결실을 맺기 위해 마무리 공부에 한창이다. 11월 14일에 치러질 수능을 앞두고 분초를 아껴가며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한 달여 남짓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단 1점이라도 더 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기간의 노력 여하에 따라 대학 입시에서의 당락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서열이 능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로 활용되곤 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일진대 학생들의 이러한 노력을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험생의 대부분은 이미 수시 대학입학 전형에 원서를 제출한 상태이고 그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대학들이 합격의 조건으로 수능 최저 등급을 요구하고 있어 이 최저 등급을 맞추기 위해 수험생들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원서를 제출한 대학에의 합격 여부에 촌각을 곤두세우고면서 또 한편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추기 위해 학생들은 불안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수능 시험 준비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먼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라는 것이다. 대학에 원서를 제출한 수험생은 누구나 자신이 불합격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역으로 원서를 제출한 이상 합격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한 법이다. 내신 성적이 모자라든지, 자기소개서의 점수가 기대에 못미쳤든지, 또는 수능시험 성적이 모자라든지 대학입학시험에 불합격할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최종 합격 소식을 듣고 등록을 마쳤을 때 가서야 비로소 합격의 영광에 취해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대학입학 원서와 자기소개서 및 추천서를 제출하였다고 곧바로 합격했다고 기대하지 말자.

최종 합격 소식을 들을 때까지 또 하나의 큰 승부처인 수능의 높은 산을 반드시 넘어가자. 100m 달리기를 할 때 결승선에서 딱 멈출 수는 없다. 100m를 지나 좀 더 달린다고 생각하고 달려야 좋은 결과를 받는 것처럼 수능 시험도 그렇게 준비하자. 어찌 생각하면 한 달이란 기간이 그렇게 짧지만은 않다. 우리가 학교에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 며칠 준비하여 시험에 임할 때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 달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만은 않은 시간일 것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둘째 당부하고 싶은 것은 컨디션 조절이다. 생체리듬은 마음 먹은 대로 곧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학업에 전념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이제부터는 늦게 자는 습관은 서서이 고쳐야 한다. 그래서 1교시 국어 시간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 몸을 만들어야 한다. 1교시에 졸리고 상쾌한 기분이 되지 않아 시험을 잘못 치렀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아직도 자정을 넘겨서 공부하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면 시급히 고쳐야겠다. 목표는 앞으로 한 달간은 가벼운 감기도 걸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수능 시험의 시간에 익숙하도록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하자. 12년 걸린 보통교육 기간 동안의 학업의 열매는 어쩌면 앞으로 남은 한 달에 달렸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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