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상징적 이벤트만 부각”

묘목 3만 그루를 갖고 6일 방북예정인 옥천이원묘목영농법인(대표 김철기)이 현지 식재지역 등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행사진행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원묘목영농법인과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영농법인은 지난 2001년 과수묘목 3만여그루를 북에 전달한 데 이어 이번에도 복숭아와 자두 등 유실수 묘목 3만그루를 갖고 방북할 예정이다.
영농법인은 이번 북송되는 묘목을 남북 경협의 상징지역인 개성지역 일대에 심어지기를 북측에 희망하고 협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식재 지역을 통보받지 못한 데다 현지 일정도 방북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구체적인 방북 계획도 사전협의되지 않은 채 묘목 북송에만 열을 올린 것이 아니냐는 주민들의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북한 과수농업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묘목 북송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식재 지역 등 방북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협의도 없이 서둘러 방북하는 것은 ‘묘목 북송’이란 상징적 이벤트 부각에 치우쳤다는 것이다.

영농법인측은 이번에 북송되는 묘목도 지난 2001년 북송된 묘목이 식재된 지역과 같은 곳인 남포시 일대에 심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영농법인이 식재를 원하는 개성 지역에 묘목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북측 도착지인 남포시와 거리가 먼 데다 이송 시간을 감안해 보면 묘목의 식재 적기와도 맞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묘목재배기술 전수를 위해 방북하는 충북농원 강길웅 대표(65)는 “북한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묘목과 함께 방북하게 돼 설렘도 있지만 어느 지역에 나무를 심을지 모르고 있으며 북한에 들어가 봐야 알 것 같다”며 “남포항에 도착한 뒤 이 지역 일대에 가식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옥천지역 주민들은 “이번 북송을 앞두고 남북관계 경색으로 해로 수송이 여의치 않다면 굳이 올해 보내지 않더라도 내년에 다시 추진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던 것은 물론 구체적인 방북일정을 알지 못한 채 북송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 견해도 적지 않았다”며 “우여곡절 끝에 북송되는 만큼 북한주민들에게 묘목재배기술을 전수하고 남북교류를 통한 ‘통일의 상징목’이 되고, 북한주민들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이번 묘목 북송은 ‘(사)평화의 숲’을 통해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육로를 통한 북송을 추진해 왔으나 탈북자와 핵문제 등의 여파로 남북관계가 경색돼 무산됐다가, 통일부와 북한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김종순 하나코리아 대표의 도움으로 힘들게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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