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어제 오전 4시 37분 선종했다. 이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개신교계와 불교계, 이슬람교계까지도 조의를 표하며 서거한 교황의 명복을 빌고 있다.

교황은 오랜 재위 기간 동안 가난하고 억압받는 나라와 민족, 그리고 소외된 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졌다. 교황 자신이 2차대전 피해국이자 공산국가였던 폴란드 출신으로서 세계평화와 전쟁종식의 필요성을 몸으로 체험한 종교 지도자였다. 우리나라에도 두 번 방문한 교황은 방문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모여 있는 시설과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또 교황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라크 전쟁을 ‘명분 없는 전쟁’으로 규정하고 침략행위를 중지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해 약소국과 제3세계국가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기도 했다. 교황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가톨릭 신자 여부를 떠나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기준이 됐다.

이러한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선종 소식은 전지구촌의 슬픔이자 인류의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비록 가톨릭 교리에 따라 육체의 죽음이 곧 영혼의 마지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지만, 현 시대처럼 자유와 정의에 대한 도전이 심각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혼란상이 지구 구석구석에 퍼져 있는 상태에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같은 종교 지도자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가톨릭에서 교황의 실체와 상징은 한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는 신령스럽고 신비로운 존재로 본다. 로마 교황청의 교황을 정점으로 종교적 활동이 이뤄지는 가톨릭은 전 세계의 교회가 하나의 단일 조직으로 움직인다. 300만명에 달하는 한국의 가톨릭 신자들도 마찬가지다.

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이 남긴 메시지는 종교 지도자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와 가톨릭이 짊어진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지, 궁극적으로는 종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전 인류의 성찰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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