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청산초, 동문 104명에 졸업장 전달

   
 
  ▲ 개교 100주년을 맞아 청산초등학교가 일제강점기 졸업생 104명에게 한글로 된 졸업장을 수여했다.  
 

“귀하는 60여년 전 본교를 졸업 하신 바 일제의 치하에서 뼈아픈 고생을 하시면서 학교생활을 해 오셨습니다.

이후 귀하의 학적부 일체를 일본글에서 우리글로 고치고 늦으나마 국권을 회복한 뜻이 담긴 졸업장을 조선 성명 복구령 제122호에 의해 대한민국 성명으로 환원하고 본 졸업장을 다시 수여합니다.”

3일 옥천 청산초등학교(교장 임찬욱)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식에서 백발이 성성한 박상현씨(78) 등 70여명의 동문들은 60여년만에 한글졸업장을 받아든 손은 가냘프게 떨렸다.   / 3월31일자 7면

이들은 나라를 잃은 일제강점 말기인 1940년대 초등교육을 마치고 졸업식날 일장기 앞에서 받은 졸업장을 떠 올리며 새로운 감회에 젖어들었다.

청산초는 이날 동문 104명(26~29회)에게 한글졸업장을 전달했으며 일본어로 된 이들의 학적부도 한글로 고쳤다.

1943년에 졸업(29회)한 남한우씨(78·청산면 교평리)는 “일제강점기 당시 받은 일본이름의 졸업장으로 늘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가 졌고 자식들에게도 지금까지 떳떳하게 졸업장을 내놓지 못했다”며 “모교의 개교 100주년도 축하할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광복 두 해를 앞둔 43년 초등학교 졸업할 당시 기분이 들어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27회 구시우씨(77·청산면 백운리)는 “국민들과 후배학생들이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말을 배우며 나라 잃은 온갖 수모를 겪은 선배들의 한을 반드시 기억하고, 일본보다 더 강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청산초와 동문회는 100주년기념사업으로 일본졸업장을 받은 선배들에게 한글졸업장을 주기위해 동문들을 수소문 해 104명을 찾아냈으며 100주년을 기념하는 조형물(가로 2m20㎝, 높이 4m25㎝)의 건립과 향토사료전시관, 기념식수에 이어 재학생들의 학예발표회도 가졌다.

이날 100주년 기념식에는 김천호 충북도 교육감과 안철호 동문회장, 동문, 주민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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