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 교수의 풍수칼럼]와우형국, 강진의 풍수지리
[김정인 교수의 풍수칼럼]와우형국, 강진의 풍수지리
  • 충청매일
  • 승인 2019.09.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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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대 경영학과

[충청매일] 강진은 남쪽으로는 강진만이 내륙 깊숙이 들어오고, 북쪽으로는 월출산 아래로 백운동 정원과 강진 차밭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고을이다. 강진은 도강과 탐진이 합쳐지면서 도강의 강자와 탐진의 진자가 합쳐서 강진(康津)이라 불렀다. 강진은 지세와 형세가 와우형국(臥牛形局)이라고 전해온다. 와우형국이란 황소가 누워있는 모습인데, 소의 누워있는 모습 따라 지명이 부쳐졌고 12개 고개의 스토리가 전해온다.

첫 번째 고개가 초지(草旨)라 하여 소가 풀을 뜯는 고개이며, 두 번째 고개는 휴우치(休牛峙)라 하여 소가 쉬는 곳이다. 셋째 고개는 노우치(勞牛峙)로 황소가 쟁기질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부쳐진 이름이다. 넷째 고개는 우분(牛糞)으로 황소의 똥을 일컫는 것으로, 소똥은 농사지을 때 쓰는 소중한 거름이며, 돈을 버는 재주니, 돈이 많이 모이는 곳을 의미한다. 다섯째 고개는 가우도(駕牛島)로 황소가 쟁기질할 때 사용하는 멍에를 뜻하는 것으로 강진 앞바다에 있는 섬의 지명이다. 여섯째 고개는 이본(耳本)으로 황소의 귀를 의미한다. 일곱째 고개는 우령(牛鈴)으로 황소의 방울 소리, 워낭소리를 의미한다. 여덟째 고개는 쌍목(雙目)으로 황소의 두 눈을 의미한다. 아홉째 고개는 설치(舌峙)로 황소의 혀를 일컫는 것으로 강진읍의 서쪽 끝을 가리킨다. 열 번째 고개는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는 나도 고개라 한다. 열한 번째 고개는 구유로 통나무로 만들어진 여물통이다. 열두 번째 고개는 우두봉(牛頭峰)으로 황소의 머리로 강진의 진산 보은산 정상을 말한다.

실제 강진의 진산인 군청 뒤 보은산 정상에 오르면 우두봉이 있고 소뿔 모양의 바위 두 개가 있다, 그 아래로는 동쪽으로 금곡사가 있고 서쪽으로는 고성사가 있다, 양쪽의 절에서 종을 치니 풍경의 역할을 한다. 고성사 뒤 고개 너머에는 귀밑에 마을이라는 옛 지명이 있다. 귀가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다. 강진이 소 형국이기 때문에 강진만에 있는 섬은 멍에 가(駕)자와 소 우(牛)자를 써서 가우도라 하였다.

그런데 이곳에 부임한 조선 시대 어느 현감은 지방 이속의 텃세가 심해서 제대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자, 황소의 기운이 너무 세다고 생각하여, 황소의 뿔을 깎고, 멍에를 씌우고, 황소의 눈을 성 밖으로 하는 등 황소의 기운을 빼는 조치를 하였다 한다. 그 후 임기를 채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러나 민의는 백성에게서 나오며, 황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껏 풀도 뜯고 힘을 발휘하여야겠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이곳에 유배 와서 목민심서 등 500여 권의 역작을 남긴 곳이며, 고려청자를 만들어낸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고장이다. 멍에 가자를 사용하여 강진만의 섬을 가우도(駕牛島)라 하였는데, 이제 멍에를 벗길 때가 되지 않았을가? 멍에 가자를 아름다울 가(佳)자로 바꾸어 가우도(佳牛島)로 지명을 변경하면 어떨까? 가우도에 출렁다리가 놓여져 소의 고삐도 생겼다고 하는데, 이제는 멍에를 씌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시대가 변했으니 지세와 형국에 맞는 새로운 이름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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