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체육회가 여전히 시끄러운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체육회 이사 선임을 둘러싼 내홍이 지나치게 심화되기 때문이다. 충북도체육회는 얼마전 회장단 11명과 이사 42명 등 모두 53명의 임원진을 새로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충북육상연맹은 충북체육을 대표할만한 인사가 제외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내년 지사선거를 앞둔 정치적 포석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결국 충북체육회 이사선임을 맡았던 전형위원들은 지난 25일 충북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북육상연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일의 성과는 개인적인 소명의식과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감투나 자리가 만들어내는 게 결코 아니다. 체육업무는 더욱 그렇다.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겸직 발령이 난 지 한 달 정도 됐다. 겸직인사에 대한 비판만 있었지 뭔가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체육인들도, 언론도 그랬다. 신임 이사 선임에 대한 관점도 비슷해 개운치 않다. 누구는 안되고 누구는 된다는 식의 접근방식은 아주 폐쇄적이고 이기적이다. 일 할 기회를 주고 비판해도 늦지 않다. 선입견만으로 적합·부적합을 따지는 것은 너무 비합리적이다. 겸임 사무처장의 체제를 검증하고 신임 이사들의 능력을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미 본란을 통해 충북 체육인들의 체질을 개선, 충북체육의 발전과 비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충북체육인이라면 우선 체육회 내홍의 근본적인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진정으로 충북 체육을 사랑하고 걱정한다면 자신들의 입장보다 충북 체육발전이라는 커다란 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싸움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라면 당연히 싸워야 한다. 하지만 최근 충북체육계에서 불거진 문제들은 싸움으로 해결될 성격이 아니다. 당장 전국 장애인체육대회와 소년체전도 코앞이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보태야 두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 내부적 문제로 싸울 시간이 별로 없다. 비 온 뒤의 땅은 더 굳어지는 법이다. 충북체육 발전에 헌신한다는 처음의 각오로 돌아가면 모든 게 쉽다. 갈등과 반목을 털고 화합과 결집으로 나갈 수 있다. 충북 체육의 위상은 그렇게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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