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청주서 개막…대회 일정·경기 장소 등 홍보 부족
대회장도 협소…체육계 “선수들만의 잔치로 전락 우려”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제8회 세계휠체어펜싱선수권대회’가 그들만의 리그로 치러질 전망이다.

아시아 최초로 충북 청주로 유치한 이번 국제대회는 대회 홍보 부족에 따른 지자체와 도민들의 관심이 떨어져 ‘선수들만의 작은 축제’로 그칠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대한장애인펜싱협회 등에 따르면 ‘제8회 세계휠체어펜싱 선수권대회’는 17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청주그랜드플라자 호텔에서 열린다. 대회에 34개국 5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다. 대회는 플러레, 에뻬, 사브르 3개 종목, 2개 부문(단체전·개인전), 3개 등급(허리사용·허리미사용·허리와 손 미사용)으로 나눠 총 22개 세부종목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대회 홍보 부족으로 개막식을 비롯해 대회 일정조차 알려지지 않아 ‘선수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자체를 비롯해 충북도·청주시장애인체육회, 도민들은 대회 자체부터 개막식, 장소, 일정조차 모르고 있는 등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장애인 펜싱 규모는 크지 않으나 34개국에서 참가하는 명색이 국제대회다.

이번 대회에 충북도와 청주시 예산 각 1억원씩 2억원이 지원됐다. 아시아 최초로 유치한 국제대회를 충북 청주에서 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은 물론 지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다.

우선 대회가 치러지는 장소부터 의아하다. 청주지역의 장애인 선수들이 편하게 이용하고 관람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 마련돼 있으나 호텔을 개막식과 대회장으로 사용한다.

이에 대해 대한장애인펜싱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의 이동이 힘든 점이 있다. 그래서 세계선수권대회는 대부분 호텔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며 “선수들의 차량 이동 뿐 아니라 중증장애인까지 경기를 하다 보니 호텔을 주경기장으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경기장이 호텔이다 보니 관람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장을 찾은 도민 뿐 아니라 선수들은 대회 관람하기에도 협소하다.

대회 유치를 위해 노력한 최충진 대회장애인펜싱협회장은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대회로 시민들의 많은 관람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협회 측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와 관련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조차 없다. 대한펜싱협회 공식홈페이지에도 세계대회에 대해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 부실한 준비가 자칫 나라를 비롯해 대회를 유치한 지역까지 망신살을 톡톡히 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의 한 체육계 관계자는 “아무리 관심이 없고 재미가 좀 덜한 대회라도 세계에서 선수들이 참여하는 국제대회인만큼 대회가 치러지는 도시에서만큼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며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아 치르는 대회가 선수들만 대회를 치르고 돌아가는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홍보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자부담과 지원금으로 치르게 된 대회는 예산이 부족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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