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키워드 ‘우주론적 세계관’…독서 바탕으로 한 인문적 사유 시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이영숙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마지막 기차는 오지 않았다’(고두미)가 출간됐다. 아번 시집은 이 시인이 지난해 출간한 인문학 에세이 ‘낮 12시’에 이어 이번에도 독서를 바탕으로 한 인문적 사유 시 성격에 가깝다.

시집 ‘마지막 기차는 오지 않았다’의 주요 키워드는 우주론적 세계관으로 탈 중심을 띠며, 인간과 동물의 수평적 생명 사상, 성 정체성과 양성평등 사상, 잃어버린 자아의 원형을 찾아가는 실존주의 사상이 자리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이따금 공자, 장자, 니체의 철학이 배경처럼 드리운다. 유교 핵심 도덕인 공자의 이분적 사고를 전복하고 장자와 니체 중심의 우주론적 사고와 자유, 새로운 길 트기를 지향한 주제들이다. 

 

여보게

어디를 가시는가

 

그림자가 묻는다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네’

 

등 뒤에서

그대를 좇아오느라 숨이 찼다네

 

낮 12시의 태양이

그대의 정수리에 머물거든

 

그토록 찾아 헤매던 손님이 찾아올 걸세

그대가 찾는 사람이라네                   

― ‘나를 찾았는가’ 전문

 

시집 해설에서 권희돈 문학평론가(시인, 전 청주대 교수)는 마지막 기차에 탄 손님을 실존으로 평했다.

“이 시에 이르러서 지금까지 불확실하게 떠돌던 의미가 공고화되기 시작한다. 화자가 찾던 손님은 ‘낮 12시의 태양이’ 정수리에 머물 때 찾아오는 손님이다. 즉 페르소나와 그림자가 일치하는 시간의 실존이 손님으로 확정된다. 니체의 말을 빌리면, 가면(페르소나)과 그림자(허상)를 집어던진 실존일 것이다. 이때의 실존은 불안, 허무가 아니라, 건강하고, 경건하며, 신성한 실존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넘어서고자 하기에 세상에 묶여 있기는 하지만 자유롭다. 환언하면, 자유정신을 갖게 되므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이 시인은 충북 청주 출생으로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방과후학교 독서 논술 강사, 직장인 독서토론 강사, 충북대학교 창의융합교육본부 RC교육 독서토론 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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