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원정대, 네팔서 故 민준영·박종성 대원 시신 확인
로프 한 줄로 서로 묶여 발견…내일 유해와 함께 귀국

직지원정대 관계자들이 지난 13일 네팔 현지에서 10년 전 실종된 고(故)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네팔 포카라 간다키주 경찰청과 간다키 병원을 찾았다.
직지원정대 관계자들이 지난 13일 네팔 현지에서 10년 전 실종된 고(故)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네팔 포카라 간다키주 경찰청과 간다키 병원을 찾았다.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히말라야 안나프루나에서 실종돼 10여년의 세월동안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故) 민준영(당시 36세)·박종성(당시 42세) 직지원정대원이 17일 한국의 땅을 밟는다.

최근 안나프루나에서 발견된 시신에 대한 확인에 나선 직지원정대는 네팔 포카라 간다키주 경찰청에서 두 대원의 시신과 유품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직지원정대 관계자는 “아직 DNA 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신원을 명확히 확인했다”고 전했다.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과 유족 등 3명은 두 대원의 시신을 이날 화장한 뒤 17일 유해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후 청주 고인쇄박물관에 위치한 추모 조형물에서 동료산악인과 친구, 지인들과 만남을 가진 후 납골당에 안치할 예정이다.

앞서 네팔등산협회는 지난달 하순 히운출리 북벽 아래에서 대원들로 추정되는 시신 2구를 발견했다고 직지원정대에 통보해왔다. 시신은 실종 당시 등산복 브랜드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한국 관련 소지품도 다수 발견됐다.

두 대원은 서로를 묶은 로프 한 줄로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m 가량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형제 이상으로 가까웠다는 두 대원은 그렇게 10년만에 발견된 순간까지 로프 한 줄로 서로를 의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주변인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배명석 충북산악구조대장은 “등반 용어로 ‘줄을 깐다’고 표현하는 데 먼저 오른 이가 로프를 고정하면 뒷사람이 차례로 오르는 구조”라며 “한 명이 추락하더라도 한 명이 줄을 잡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생명줄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같이 활동한 대원들은 두 대원은 친형제 이상으로 가깝게 지냈다고 회상한다. 지난 12일에는 박종성 대원의 배낭으로 보이는 사진을 직지원정대 측에 보내왔다. 사진 속 빨간 배낭에는 ‘2009 직지. 히운출리 원정대. 나는 북서벽을 오르길 원한다’는 문구가 영문으로 쓰여 있었다.

박 대원은 2009년 9월 1일 히말라야 히운출리 등반 도중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길목인 촘롱지역에서 자신의 배낭 레인커버에 이 문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직지원정대는 당시 박 대원과 함께 자신의 배낭에도 같은 문구를 새긴 윤해원(여) 대원에게 친필 확인을 했다.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은 2009년 9월25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6천441m)에 직지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정상을 오르던 중 해발 5천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실종됐다. 두 대원은 2008년 히말라야 차라쿠사지역의 무명 미담봉을 초등해 ‘직지봉’(해발 6천235m)으로 명명한 주인공들이다.

직지원정대는 대원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수차례 히운출리를 찾아 나섰으나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직지원정대는 2006년 충북산악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