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성·민준영 대원 시신 발견
원정대·가족 오늘 네팔로 출국
“시신 확인뒤 유해 수습해 귀국”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10년 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대원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2009년 직지원정대는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6천441m)에 직지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정상을 오르던 중 고(故) 박종성(당시 42)·민준영(당시 36) 대원이 해발 5천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실종됐다. 이후 실종 10년만에 시신을 찾은 것이다.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은 11일 “네팔 현지 관계자로부터 박종성·민준영 대원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신은 지난달 하순 네팔 정부에서 꾸린 팀이 히운출리 북벽 아래에서 발견해 신고했다. 실종 당시 등산복 브랜드를 입고 있으며, 한국 관련 소지품도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직지원정대와 가족 측은 이들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12일 네팔로 출국한다. 시신을 확인한 후에는 현장에서 화장을 해 유골과 함께 돌아 계획이다.

박 전 대장은 “지난달 23일 한국 산악 대원으로 추정되는 1명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고 10년 전 일이 떠올라 힘들었다. 2명이 아닌 1명만 발견됐다는 말에 아무런 확신이 서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이후 지난 7~8일 네팔등산협회에 예산을 지원해 국내등반센터를 보내 시신을 확인한 결과 박종성·민준영 대원이 맞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12일 네팔로 출국해 현지 법적 절차를 거쳐 오는 17일 돌아올 예정”이라며 “10년간 가슴에 안고 산 대원들을 발견해 기쁘면서도 슬프다”고 덧붙였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2006년 충북산악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2009년 9월 23일 직지원정대는 세계의 지붕인 네팔 룸비니주 포카라지역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 등반에 도전했다. 히운출리 북벽 신루트 개척에 성공하면 ‘직지루트’로 명명할 계획이었다. 직지원정대가 택한 신루트는 산악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암벽이 불안정해 난코스로 알려져 있었으며, 등정 이틀 뒤인 25일 오전 8시께 박종성·민준영 대원은 해발 5천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통화한 뒤 연락두절 됐다.

직지원정대는 실종된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추모제를 지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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