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주면 사람까지 죽여주는 세상이다. 아무리 물질만능주의가 만연돼 있다지만 돈으로 청부 살인까지 서슴지 않고 있으니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게 과연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얼마 전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인터넷 청부용역 사이트를 통해 아내와 어린 자녀를 살해토록 청부한 3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내와 5살과 8살 남매 명의로 4억원대 종신보험에 가입한 뒤 인터넷 사이트에서 5천만원을 주기로 하고 착수금까지 줬지만 불법 청부 사이트를 수사해 오던 경찰에 의해 범행을 실행하기 직전 검거됐다. 이보다 앞서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청부 살해한 30대 주부가 경찰에 붙잡혀 세상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모두 돈 문제다. 돈을 얻기 위해, 돈을 주고 살인 청부를 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현재 인터넷상에 청부 살해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니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변심한 남자친구를 불구로 만들어 달라거나 채무자로부터 빚을 받고 뒷처리까지 청부했다니 말 그대로 ‘막무가내’식 청부가 날 뛰고 있다. 인륜이 땅바닥에 곤두박질 친 이 같은 사건이 끊이지 않아 안타깝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불법을 자행하는 일부 무허가 직업소개소와 심부름 센터가 성행하고 있다. 그들은 본연의 업무 이외에 고객이 요청만 하면 갖가지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3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른바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청주 K나이트클럽 몰래 카메라’ 사건도 심부름센터에 의해 이뤄졌던 일이다. 심부름 센터나 무허가 직업소개소에서 불법행위가 난무하는 것은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생겨났겠지만 ‘공공의 안녕’을 책임지고 있는 당국의 감독 부실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심부름 센터는 기타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누구나 사업자 등록을 할 수 있다.

사업자 등록에 필요한 일정의 서류만 갖추면 심부름 센터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영업을 하게 해 놓고 그들을 지도·감독하지 않는다면 말이 되는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관련 법규가 없다며 팔짱을 끼고 있는 당국에게 전가해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관계 법령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선의의 다수가 살아가는 이 사회를 좀 먹고 있는 일부 심부름 센터나 무허가 직업소개소, 인터넷 사이트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당국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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