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외과 교수]2016년 기준 국내 위암 환자는 3만504명으로 우리나라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암 유병률을 기록하고 있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는 맵고 짠 음식과 불에 구운 고기를 즐겨먹는 한국인의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위암 위험 인자인 헬리코박터균의 높은 감염률도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국내 위암 치료 환경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만 40세 이상인 경우 2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도록 국가건강검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조기 발견률이 높아졌다.

또한 내시경 등의 진단 기술도 함께 발전하면서 생존율도 높아졌다.

최근 한국인 위암 5년 생존율은 76%로 간암(34.6%), 폐암(28.2%)에 비해 월등히 높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위암 치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각 국가의 암종별 전체 데이터 분석 결과, 우리나라 위암 치료 성적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암 수술 치료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미 공동연구진이 국내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수술을 받은 경과를 비교한 결과, 한국에서 수술 받은 경우 위암 5년 생존율이 82%로 미국 수술 환자보다 26%나 높게 나타났다.

또한 최근에는 생존율이 낮은 높은 병기로 진행된 위암의 치료 영역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진행된 또는 전이성 위암의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 중 약 절반 정도를 2차 치료 대상으로 보는데, 이 경우 대부분 환자들의 전신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있다.

더욱이 치료 도중 이상반응이 나타날 위험 또한 매우 크기 때문에 치료가 더욱 어려운 것은 물론,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2차 치료제 자체도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기존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보험급여도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다.

선택할 수 있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던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이를 통해 생존률 1년 정도에 머물렀던 많은 환자들이 생존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희망까지도 갖게 됐다.

지난 4월 대한위암학회에서는 이런 최신 치료법을 뒷받침하는 국내 위암 치료 지침을 발표했다.

국내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명확한 2차 치료에 대한 지침이 포함돼 치료 실패를 경험한 많은 진행성 위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15년만에 국내 실정에 맞춰 개정된 한국인에게 적합한 최초의 가이드라인으로, 환자들에게 개선된 치료 결과와 더 나은 삶의 질 유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치료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암 예방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다.

위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대신 조기에 발견된다면 97%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덜 섭취하는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또한 필수적이다. 또한 많은 환자들이 진행성 위암은 치료가 어렵다는 생각에 미리 절망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국내 위암 치료 환경과 기술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있으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꾸준한 치료를 한다면 대다수의 위암은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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