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교육부 감사 대비 자료 요청 ‘폭탄’
감사관실 “4년치 자료 하루만에 보내라” 황당
말뿐인 ‘교원 수업 효율화 업무 경감’ 조직개편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충북도교육청이 대대적 조직개편을 통해 학교 업무 지원에 공언을 했지만 일선학교는 여전히 본청 공문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교원 수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문 업무 경감 등을 추진했으나 번복된 공문 하달에 교육부 감사를 앞둔 자료 요청 폭탄으로 정작 수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공문에는 한결같이 ‘중요, 긴급제출’이란 머리글이 달려 내려오고 있어 일선 교사들은 ‘공문 강박증’에 시달리는 등 김병우 교육감의 정책이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 종합감사를 앞두고 감사관실이 4년치 자료를 요구하는 공문을 각 학교에 시달하면서 보고기간을 하루로 지정했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27일 ‘교육부 종합감사 수감자료 작성 제출’ 공문을 직속기관과 교육지원청, 각급 학교 등 총 528곳에 보냈다.

‘긴급 제출’이라는 머리글을 달아 시달된 이 공문의 제출기한은 28일로, 학교에서 4년치 자료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일이다.

감사관실은 수감자료 제출기한이 촉박하다며 ‘기한 엄수’를 재차 강조했다.

교육부 감사자료 기한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로, 1차 수감자료 제출 목록은 총 142건이다. 학교마다 자료제출 건수는 다르겠지만 많게는 하루 만에 수십 건의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감사규정에 따르면 감사 1주일 전에 기관통보를 하면 되지만 현충일 샌드위치 휴무 등을 감안해 이번엔 제출기한을 2주 가까이 여지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규정상 1주일 전에 통보하면 되지만 이번 주에 현충일 샌드위치 휴무가 있어 평소 감사보다 시간을 넉넉히 줬다”며 “충북도교육청의 사정에 의해서 학교에 긴급으로 자료가 요청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자료취합 등 편의를 위해 무리하게 자료를 요구했다는 지적이다.

일선 학교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감사 자료는 지난 4년의 자료를 요구해서 만만치 않은데 양인데 겨우 하루 말미를 주는 것은 학교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례한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학교로 뿌려지는 공문에는 한결같이 ‘긴급, 중요’라는 머리글이 달려 교사들끼리 공문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감사관실 관계자는 “갑자기 공문을 받은 학교에서 느낄 피로감은 알지만 제출해야 할 자료가 방대하고 기한 또한 지켜야 하기 때문에 긴급하게 공문을 시달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오는 10일부터 21일까지 10일간 도교육청 감사를 진행한다. 교육부는 이번 감사에서 2016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도교육청의 운영전반에 대해 살필 예정이다. 주요 감사내용은 조직·정원관리, 인사·복무관리, 예산·회계관리, 교육과정 편성·운영, 교수학습·평가 등 학사관리, 시설·재산 운용 관리, 주요정책 추진상황, 민원·비위 제보 및 기타 확인 필요사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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