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농촌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해 농업이 위기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사과, 포도, 김치 등 농수산식품의 수출 증가로 농업이 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신수출성장동력 9개 품목에 바이오헬스, 화장품 등과 함께 농수산식품이 포함돼 있다. 실제 중국의 부호들이 유기농법으로 농사지은 한국산 농산물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단순하게 넘길 일이 아니다.

충북 옥천군의 경우 2012년부터 포도부문 국가브랜드 대상을 받은 ‘캠밸얼리’ 포도가 뉴질랜드 등에서 꾸준히 수출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농수산식품에 대한 검역절차가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옥천 포도의 친환경적인 재배 기술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한 것이다.

산업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우리나라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분야가 바로 농업이다. 우리 농산물의 수출 증가로 국익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적어도 국민 건강을 위해서도 농업정책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충북도가 농촌에서도 도시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문화·복지·의료시설을 갖춘 농업도시, 즉 농시(農市) 개념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농업인들의 소득이 기본소득에 미달될 때 그 차액을 보장해 주는 농업인기본소득제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착수한다. 젊은 층이 농촌을 떠나는 이유들을 해결해 농촌에서도 도시 못지않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촌의 붕괴를 막고 농업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법하다.

농촌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농촌에서 농업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감소해 도시근로자의 소득만큼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촌 정주여건 개선, 농촌 활력증진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

도는 11개 시·군 중 읍이나 면 지역 1곳에 교육·문화·의료 등 각종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투자해 ‘충북형 농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농시 조성으로 도시 수준의 인프라를 확충하면 농촌 지역 소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작은 도시를 만드는 일보다 농업의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가 절실하다. 마을별, 혹은 품목별 협동조합운영을 지원하거나 시설의 과학화 등을 통해 인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여러 면 단위 중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작은 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나머지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도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년 1월 농시 조성 사업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충분한 연구와 농촌주민들의 의견수렴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와 손발을 맞추는 일도 중요하다.

충북 영동군의 경우 명품 농산물의 탄탄한 유통 체계 구축을 위해 상품성 향상과 마케팅 활성화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먼저 농산물 산지유통시설과 가공시설을 확충해 유통기반을 탄탄히 하는 것이다. 농산물 가공시설과 설비 지원, 산지농산물 집하선별장과 농산물 저온저장고 등 산지유통시설 설치 등을 통해 농산물 상품성 향상과 출하조절로 농가소득 향상을 꾀하고 있다. 농촌도시화를 통해 문화시설 등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최선책은 농가소득 안정화다.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위해 농업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정책의 다변화를 통해 농업의 맥이 확고하게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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