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충청매일]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 등 지구환경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미세먼지 오염과 플라스틱 사태는 시민들의 생활과 건강을 직접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세계 기념일이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 환경의 날’과 비슷한 취지이지만, ‘지구의 날’은 환경운동적 차원에서 유래됐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21차 당사국총회에서 196개 나라가 지구의 온도 증가를 2도 이내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기후변화협정에 합의했고, 다음해 지구의 날에 유엔본부에서 175개국이 서명을 했다.

2019년 지구의 날 전후 우리고장에서도 많은 환경활동이 펼쳐졌다.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22일 오전, 미세먼지 전문강사 72명이 참여하는 발대식과 워크숍을 개최하고 ‘지구를 살리는 일주일 캠페인’에 돌입했다. 지난 22일 녹색청주협의회와 초록마을협의회는 ‘시민실천네트워크 협약식 및 다짐대회’를 개최하고 온실가스 줄이기 실천활동을 다짐했다. 84개의 선도기관과 33개의 초록마을이 참여했다. 하루 뒤인 23일, 충북도교육청과 초록학교추진협의회는 ‘초록학교만들기 실천·협력 다짐대회’를 개최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40개의 초록학교와 22개의 협력기관, 지역사회 각계인사 124명으로 구성된 초록학교추진협의회가 모여 ‘학교 중심의 지속가능한 환경공동체 실현’을 위한 협력활동을 본격화했다. 이날 ‘200인 원탁회의’에서는 초록식물가꾸기와 일회용품안쓰기를 올해의 공동실천과제로 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협력활동과는 별도로 환경 갈등과 사회적 논란도 격하게 불거져 나왔다. 청주도시공원개발 문제나 폐기물소각시설 난립을 둘러싼 갈등은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와 SK하이닉스가 건립하려 하는 LNG화력발전소 관련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환경보전을 둘러싼 협력과 갈등의 모습,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양면적 모습이다.

46억년 전 지구가 만들어지고, 40억년 전에 생명이 시작되고, 250만년 전 즈음에 원시인류가 등장했다.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7만년 전부터 놀라운 협력의 힘을 발휘하면서 생태계의 최상위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협력의 힘은 소규모의 무리생활을 벗어나 부족사회를 형성하고 국가와 제국을 건설했다. 사회집단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대륙으로 퍼져나간 수렵채집인들은 포유동물들의 멸종을 초래했다. 사회집단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었던 사피엔스는 인류의 다른 종들을 전멸시켰다. 1만3천년전 시작된 농경목축민들은 수렵채집민들을 몰아내고 자연생태계를 본격적으로 개조했다. 불과 몇 백년전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의 힘을 얻은 자본주의 제국들은 모든 대륙의 원주민 사회를 점령했으며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지구환경의 최대 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그 협력의 힘은 오랜 과정을 거쳐 풍요, 자유, 평등, 평화, 민주 등 인간의 힘과 우리 안의 협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발달시켜 왔다. 반면 협력의 힘은 우리 밖의 환경을 끊임없이 착취하고 축소하고 훼손하고 개조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물의 일부가 바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미세먼지 오염과 플라스틱 사태들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협력의 목적 또는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협력의 바람직한 목적은 무엇인가? 협력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상생’이 아닐까 싶다. ‘상생을 위한 상생의 협력’은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2019년 지구의 날,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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