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세상에 없는 세 가지
[박홍윤 교수의 창]세상에 없는 세 가지
  • 충청매일
  • 승인 2019.04.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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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불교 말씀에 세상에 없는 3가지로 ‘그늘이 지지 않는 땅, 메아리가 울리지 않는 산골, 뿌리가 없는 나무’를 일컫는 삼반물(三般物)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일곱 명의 현녀(賢女)가 그 의미를 찾고자 부처님에게 가서 물으니 부처님은 “그 삼반물에 대해서는 나의 십대 제자들과 대아라한도 감히 답을 할 수 없고, 오직 대보살이라야만 그에 대답할 수 있느니라”하고 있다. 삼반물의 이치를 중생은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인터넷에 회자하고 있는 이야기로 세상에 없는 세 가지로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세상에는 비밀이 없으며,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없는 것을 찾고,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인의 공짜 공약은 공짜가 아닌 데 공짜라고 한다. 우리는 귀중한 우리의 투표권을 주고 공짜가 아닌 것을 받고서 공짜처럼 생각한다. 공짜 공약을 내가 낸 세금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낸 세금으로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마시는 물과 짜장면 한 그릇을 먹어도 우리는 세금을 낸다. 그 돈으로 정치인들은 선심 인양 공짜 공약을 자기 돈 주는 것처럼 한다.

세상에 비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는 1억 원으로 마약 공급의 비밀을 사고자 하였지만 공개되었고, 힘 있는 사람들이 감추었다고 생각한 장자연 사건은 다시 살아나고, 두 차례나 검찰이 협의 없으므로 처리한 김학의 동영상은 고화질 화면으로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많은 사람이 어떤 사건이 비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비밀이라는 것을 아는 것은 그것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 사람이 가진 비밀은 두 사람이 죽어야 지켜진다고 한다.

우리가 정답이라고 하는 것은 수능에는 있지만, 그 또한 인간이 정답으로 만든 것일 뿐이라고 한다. 더욱이 세상사에 정답은 없다. 남북미 관계에 정답이 없고, 인간관계에 정답이 없으며, 로또 당첨에 정답은 없다. 오로지 올바르다고 하는 것을 선택할 뿐이다. 오늘날에는 그 선택이 자기 생각과 판단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이나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선택을 따른다.

세상사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자 한 철학의 한 학파로 구조주의가 있다. 구조주의는 사람들이 가지는 지식은 경험과 실증으로 확립된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서 형성된다고 한다. 이러한 구조주의적 현상을 잘 활용하는 것이 ‘가짜뉴스’ 또는 ‘거짓뉴스’이다. SNS를 타고 빨리 그리고 널리 퍼지는 가짜뉴스는 거짓을 사실로 믿게 하고, 없는 것을 있다고 믿게 한다. 남에 의하여 내가 없어지고 있다.

세상에 세 가지가 없다고 하나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면 모든 사람에게서 자기 자신이 없어지고 있다. 이것이 확대된다면 사유능력이 있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없는 지구가 되는 것은 아니지, 그때가 되면 세상에 없는 네 가지를 가지고 새로운 인류는 고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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