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옥천포도대학이 지난달 28일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여성농업인 14명과 청강생 1명을 포함해 모두 44명의 첫 졸업생들에게는 위기의 한국농업이 새로운 과학영농기술을 배우지 않고서는 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줬다.

옥천포도대학은 시설은 열악하지만 정규대학 못지않게 배움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이들은 전문가들로부터 첨단농업에 대한 야간강의를 들었다. 의자에 앉기조차 익숙지 않는 이들에겐 26주 104시간의 강의가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이들은 처음엔 일반 농업기술교육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곧 새로운 영농기술을 배우지 않고는 DDA·FTA 등 수입개방물결 극복은커녕 한국농업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어온 농사가 얼마나 무지하고 주먹구구식이었는지 너무도 한심했다고 한다. 고품질의 포도생산은 아예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가령 이른 봄 포도밭에 뿌리는 퇴비조차 잘못된 방식이었고, 토양이 산성화되고 있는데도 이를 적절히 대비하지 못한 채 그저 농사만 고집스레 지으면 모두 해결 되는 줄 알았다.

이들은 전문 강사로부터 토양학을 비롯한 일반농업과 생리학·병해충·농업경영·마케팅전략에 이어 컴퓨터·유통 등의 이론을 배우고 현장에선 새로운 포도기술과 접목한 고품질 포도생산과 친환경농사기술도 익혔다.

포도재배의 문제점에 대해 전문 강사들과 토론을 벌이는 한편 현장실습을 통해 해결했다. 또 선진지 견학을 통해 새로운 과학영농기술현장도 벤치마킹했다.

이들은 포도대학에서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우고 비로소 농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동안 자신이 해온 농사법이 최고라는 아집도 버렸다. 옥천포도가 그동안 제값을 받지 못한 것은 농사짓는 방식과 재배기술에 분명한 차이와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21세기 농업은 보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장비를 갖춰야 한다. 또 고품질 농산물생산을 통한 세계 브랜드화 전략만이 세계의 농업인들과 경쟁이 가능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한국 농업은 세계 농산물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수입개방의 압력에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옥천포도대학처럼 첨단농업기술을 배우며 농사짓는 농업인들이 있는 한 한국농업 미래의 새로운 대안이자 희망이라는 점에서 한국농업에 대한 변화의 물결이 전국으로 퍼져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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