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과 함께 설에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이웃과 지인들을 찾아 덕담을 나누는 전통을 지킨다.

올해의 설도 예년과 다름없이 다가오지만 설을 맞는 마음들이 결코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유례 없는 경기침체로 인해 사회의 각 부문들이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적자경영을 탈피하지 못함은 물론 언제 부도상황을 맞을지 몰라 전전긍긍해 하는 실정이다. 샐러리맨들도 불안에 떨기는 마찬가지다. 명예퇴직과 조기퇴직이 일반화되면서 평생직장은 꿈도 꿀 수 없고 한창 새파란 나이에 직장을 떠나야 하는 예가 허다하다. 이러다보니 웬만한 가정을 빼고는 명절이 오히려 부담되고, 차라리 대충 넘어가기 바라는 심정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상여금은 고사하고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해 고향에 내려가지 않겠다는 노동자들이 적지 않으며 구직자들의 절반 이상이 고향에 내려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즐거운 명절이 아니라 우울한 명절을 맞는 경우가 아주 많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민족은 환난상휼(患難相恤)이라는 매우 아름다운 전통을 대대로 이어오고 있다. 예전에 비해 그 정도가 덜 할지는 모르지만, 걱정거리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도와주는 훌륭한 미덕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 사회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시기에 맞는 설이기는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설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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