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로 단란주점 가고 상품권 사적 사용
업무추진비로 단란주점 가고 상품권 사적 사용
  •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 승인 2019.03.1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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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11개 기관 조사…부당이용 1764건 적발
예산 전용 절차 생략하고 소액 분할 결제 꼼수도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공무원들이 업무추진비(업추비)로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생필품을 사는가 하면 수백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4일 기획재정부, 대통령비서실 등의 업추비 집행실태 감사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해당 공무원들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이번 감사는 기재부가 52개 중앙행정기관이 사용한 업추비 집행의 적정성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감사원은 언론과 국회의 관심이 높은 11개 기관에서 2017년 1월~2018년 9월 집행된 업무추진비를 감사 대상으로 삼았다.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감사인력 45명을 투입, 대상 기관의 업추비 1만9천679건을 전수 조사했고, 그 중 1천764건이 부당하게 사용됐다고 밝혔다.

●단란주점, 상품권, 생필품…업무 외 사적사용

감사 결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국장 A씨는 2017년 11월 지인과 단란주점에서 마신 술값 25만원을 업추비 카드로 결제하고, 증빙서류에는 내부 간담회를 한 것처럼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 차원에서 상품권을 구입한 후 사적으로 착복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행안부 B씨는 업무 협의 목적으로 422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한 후 292만원어치를 사적으로 사용했다. 이외에도 행안부 소속 3명이 상품권을 착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사례는 다른 부처에서도 확인됐다. 국민경제자문회의지원단 C씨는 소득주도성장 관련 간담회 명목으로 24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해 103만원을 개인적으로 이용했다. 국무총리비서실에서도 국회 지원 업무 목적으로 상품권 구입비를 지원받았던 D씨가 117만원 상당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법무무 E씨는 거주지 인근 대형마트에서 식재료 및 생활용품 91만여원어치를 업추비로 구입하고, 품목 없이 총액만 표시되는 영수증을 발급받아 증빙자료로 제출했다.

감사원은 업추비를 사적으로 집행한 B씨 등 4명에 대해 소속 기관에 징계를 요구했다. 반면 단란주점에서 술값을 결제한 A씨에 대해서는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금액이 적어 일반적인 징계 양정보다 한 단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C씨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징계 대상자가 아니지만 비위 내용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예산 목적 외 식수·다과 구입, 출장비에 전용

업추비가 예산집행지침에서 규정한 용도와 달리 사용되려면 예산 전용 및 세목 조정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8개 기관에서는 이런 절차를 생략하고 업추비를 사용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본부 업추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호관찰소 등 소속기관에 편성된 업추비 3천646만여원을 전용 절차 없이 본부 직원 간담회 등에 사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기재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1억5천350만여원이 예산편성 목적과 달리 사용됐다. 법무연수원은 사무용품 및 다과 구입비용 1천260만원을, 행안부는 초과근무 직원의 특근매식비 435만원을 업추비로 충당했다.

대통령비서실은 2017년 냉온수기 식수 구입비 869만여원을 예산 전용 절차 없이 업추비로 결제했다. 대통령경호처도 같은 해 평창동계올림픽 D-200 기념행사 준비를 위해 출장 보낸 직원들의 숙박비 136만원을 업추비에서 집행했다.

감사원은 이들 기관에 “예산 집행을 철저히 하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심야·휴일에 사용하며 증빙자료 없어…분할 결제 꼼수도

또 심야·휴일 등 사용제한시간에 업추비를 사용하면서 증빙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않거나 1건의 집행을 다수의 소액 집행으로 분할 결제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6개 기관은 심야·휴일에 업추비 총 1천394만여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간대는 원칙적으로 업추비 사용이 제한돼 사유를 입증하는 서류를 남겨야 하지만 관련 자료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추비를 건당 50만원 이상 집행할 경우 소속이나 이름 등을 상세히 밝혀야 하는 규정을 피해가기 위해 분할 결제하는 꼼수도 드러났다.

기획재정부는 체육행사 뒤풀이 비용 136만여원을 49만원씩 2회로 나누는 등 네 차례에 걸쳐 소액 분할 결제했다. 기재부를 포함한 5개 기관이 건당 50만원 미만으로 집행한 것처럼 결제한 업추비 액수는 1억8천374만여원에 달했다.

문체부에서는 해외출장 연회비·선물비 등 불가피하게 현금으로 업추비 452만여원을 지급받은 직원이 잔액 278만여원을 반납하지 않은 사례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건당 50만원 이상의 업추비를 집행하고도 주된 상대방을 증빙서류에 기재하지 않거나 업추비를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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