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소각장의 도시’ 오명] 上. 소각장 도시가 된 맑은 고을 청주
전국 소각량 18% 차지...대기오염 등 피해 급증

충북 청주지역에 폐기물 소각시설이 몰려 있어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한 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북 청주지역에 폐기물 소각시설이 몰려 있어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한 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최근 충북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는 소각장과 관련된 기자회견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오창읍 후기리 주민들은 폐기물소각장 신설을 철회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지난달 내수와 북이면 주민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폐기물소각장 확장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거리시위를 벌였다. 이처럼 청주시 곳곳이 쓰레기 소각장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충청매일은 청주시 내 소각장의 현황과 실태, 문제점, 해결 방안을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맑은 고을’이라 불리는 청주(淸州)가 ‘소각장의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8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시 내 폐기물처리업체는 매립 2개소, 소각 6개소, 파쇄 4개소, 건설폐기물 8개소, 재활용 131개소, 수집운반 230개소, 자가처리 107개소 등 488개소이다. 이 중 산업체 폐기물 중간처분 소각시설은 6개소이다.  이곳 6개소 하루 소각용량은 1천448t으로 2016년 기준 전국 중간처분업 소각장 68곳 전체용량 7천970t의 18%를 차지하는 수치다.

청주시가 소각시설 밀집지역이 된 이유 중 하나는 폐기물을 전국 곳곳에서 가져오기 좋은 위치와 편리한 교통이다.

시 관계자는 “다른지역보다 청주외곽 지역이 땅 값이 싸고 수도권 및 다른 지역에서 접근하기 편리해 소각장이 많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3개 소각시설이 몰려 있는 청주시 북이면의 경우 중부고속도로 증평, 오창IC에서 10여분이 걸린다. 또 경부고속도로 옥산IC, 평택제천고속도로 북진천IC 등도 20여분 거리에 있다. 이렇다 보니 1990년부터 청주시 외곽지역 곳곳에 소각장이 생겨났다.

문제는 소각장의 폐기물 소각에 따른 대기오염과 인근 주민 건강 악화 등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청주시의회 박완희 의원 등에 따르면 소각시설이 밀집한 내수읍과 북이면의 재가암환자 비율이 청주시 읍면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최근 5년간 재가암환자 등록현황의 증가추이의 경우 북이면은 2014년 12명에서 2018년 45명으로 약 4배 이상 증가했으며 내수읍은 34명에서 49명으로 늘었다. 북이면의 재가암환자의 비율은 청원구 전체 암 환자(119명)의 22.6%에 달한다. 북이면 인구는 4천884명으로 청원구 전체 인구(19만7천225명)의 2.4%에 불과하다. 북이면 주민협의체 자체 조사 결과에서는 북이면 19개 마을 주민 60여명이 5년에서 10년 사이 암으로 사망했고 폐암 사망자는 3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산업폐기물을 소각할 때 다이옥신,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며, 유해 가스에 장시간 노출된 경우 환경호르몬 영향으로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청주충북환경연합 관계자는 “폐기물소각 시 발생하는 다이옥신의 경우 인간이 만들어 내는 가장 독성이 강력한 물질 중 하나”라며 “북이면과 내수읍 주민들의 건강역학 조사를 신속히 실시해 정확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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