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독립운동가의 삶으로 학교를 디자인하다

[충청매일 심영문 기자] 진천지역 한 고등학교가 3·1운동 100주년 맞아 지역 한 독립운동가의 삶으로 학교를 디자인하는 것은 물론 각종 행사를 마련해 이목을 끌고 있다.

충북혁신도시에 있는 서전고등학교.

이곳 서전고는 진천 출신 독립운동가로 헤이그 밀사였던 이상설 선생이 만주에 세운 민족학교 ‘서전서숙’에서 이름 따왔다.

이에 서전고는 학교의 교명과 교육과정, 학교 공간을 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인 보재 이상설 선생(1870~1917년)의 삶으로 디자인해 인성교육의 표본으로 삼고는 것은 물론 ‘나라 세우기 100년’을 맞아 오는 3월 1일 기념식을 시작으로 이상설 독립운동정신의 현대적 의미를 되새길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특히 서전고는 3월 1일 3·1절 100주년을 맞아 이상설선생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뜻깊은 기념식과 만세행진을 가진다.  

이날 행사는 서전고가 주최하고 서전고 학생자치회가 주관해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 등 3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교정에 있는 이상설선생 청동 입상 앞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하고 인근 서전중, 동성중을 거치며 인근 학생들을 모아 약 3km ‘거리행진’을 한 후 학교 앞 돌실공원에서 플레시몹 형식의 애국가 제창과 기미독립선언문 낭독, 만세삼창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서전고는 이상설선생과 서전서숙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올해 2학년 교육과정에 ‘독립운동가의 생애와 사상’과목을 개설, 1학기 동안 일주일에 2시간씩 국내외 독립운동사와 주요 인물들의 활동상을 교육한다.

이상설 선생의 생애와 사상 수업은 학교에서 자체 제작한 자료를 활용, 서전고 역사교사가 지역의 전문가와 협력수업(코티칭)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협력수업은 진천의 향토문화에 풍부한 식견을 가진 전 충북보건과학대 정창훈 교수가 도움을 줄 예정이며 정 교수는 이상설선생 청동 좌상을 직접 조각한 서전고 지역사회협력위원이다.

아울러 서전고는 충북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이상설선생 테마 공공디자인 작업을 추진, 그의 생애와 사상을 교육적 소재로해 학교 공간 안에 담아내고 있다.

학교입구에 ‘이상설 선생 청동 좌상’을 세우고 체육관벽면에 ‘고종황제의 헤이그 특사 파견 밀서(사진)’, 학교 후문에 ‘서전서숙의 실제 사진’을 확대해 부착했다. 또 1층 현관에는 선생의 생애와 활동상이 담긴 ‘이상설존’과 비디오 아트 형식으로 조성한 ‘헤이그 정원’과 포토존 등이 조성돼 선생의 독립정신을 담아내고 있다.

이밖에도 서전고는 앞으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나라 세우기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이상설선생의 독립 정신을 현대적, 미래지향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서전교육의 과제를 찾아내고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한상훈 교장은 “서전고는 항일인재를 양성하려 했던 ‘서전서숙’에서 이름을 따서 교명을 지은 것 자체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오늘의 시점에서 보았을 때 교육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독립운동가의 생애와 사상’을 과목으로 개설하는 등 서전서숙의 역사적 전통성을 계승하는 서전고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