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출산율은 더욱 낮아져 15년 후인 2020년부터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전체인구 중 노인인구 비율이 14%나 차지하는 고령사회가 될 날도 당초 예상했던 2019년에서 2018년으로 1년 앞당겨질 것이라 한다. 평균수명 역시 지난해엔 1세가 더 높아져 78세가 됐다.

우리사회가 고령화 또는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라는 용어에서 나타나듯이 노인문제를 반영하는 용어로 규정되고 있다. 노인문제로 기정사실화된 것을 계속 문제로만 삼을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각에서 재고해볼 때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어차피 도래하는 초고령사회를 장수사회라 규정짓고 장수사회를 위해 국민 모두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계획적으로 심도있게 교육해야 할 때가 됐다. 왜냐하면 초고령사회의 문제를 논할 때, 노인이 아니면 관여할 리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연령적으로 노인이 된 사람조차도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자신은 노인이 아니고 타인만 노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나가는 아줌마들에게 아줌마라고 소리치면 자신이 아줌마의 범주에 들어있다고 생각하는 아줌마가 별로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그러면 어떻게 노인을 노인이라고 일깨워 줄 수 있는가. 사실 그것은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 늙음을 상징하는 고령사회라는 용어는 학술적인 용어로만 사용하고 장수사회라는 용어를 보편적인 용어로 사용하면 좋을 듯 싶다. 왜냐하면 앞으로의 사회는 누구나 오래살고 장수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가 되니 이러한 장수사회에 개개인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하게 하도록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미 노인이 돼버린 뒤에 즉, 다 늙어버린 뒤에 노후를 준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우리사회의 노인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길은 그래도 아직 사회가 늙어가고 있는 중의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일 때 그나마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이미 늙어버린 사회란 의미의 고령사회(aged society)가 돼버리면 때는 늦은 것이다. 불과 10여년 밖에 남진 않았지만 지금이야말로 국가적인 계도가 필요한 때이다. 장수사회란 평균수명이 높아지는 것만이 아니다. 더불어 평균연령도 함께 높아지는 사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현재 평균연령은 33.1세로 우리사회 역시 젊고 활기 찬 10대 20대도 아닌 중년의 30대가 됐다. 1960년의 평균연령이 23.1세이던 것이 40년 후인 2000년에 10년이 증가했고, 그로부터 40년 후인 2040년에는 13년이 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늘날 서구의 평균연령은 30대 중후반을 넘었고 최장수국인 일본은 1990년대 말 이미 평균연령이 40세를 넘어섰다. 평균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인구의 절반이 10대로 구성된 사회와는 달리 노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앞으로의 장수사회에는 어쩌다보니 나이만 먹었다는 이야기는 금물이다. 이를테면 평균수명 78세의 사회에선 60세에 정년퇴직을 하고도 18년을 더 살아야하며, 그렇게 산 18년 후엔 평균수명이 또 늘어나 있으니 그것까지도 계산하고 준비하며 살아야한다. 앞으로는 생물학적 수명만 연장하는 평균수명 연장이 아니다. 즉, 평균연령이 40대인 장수사회가 되면 40대의 중년이 10대처럼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노인의 연령을 65세로 정할 당시의 선진국의 평균 수명은 65세였다. 이는 노인의 연령도 상향조정해야함을 뜻 한다. 정년을 하고도 무언가 새로이 시작할 나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하고 살아야한다. 이것이 곧 신노인(新老人)이다.

한 규 량 < 청주과학대 노인보건복지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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