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일선 시·군에 설치돼 있는 보건지소나 보건진료소 대부분이 지난 1988년 이전에 건립돼 시설노후로 인해 농촌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충북도가 추진중인 보건지소·보건진료소 건립 계획이 연평균 보건지소는 3.2개소, 보건진료소는 1.2개소로 이런 추세대로라면 보건지소는 최소한 19년, 보건진료소는 무려 121년이나 걸려야 신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건물만 낡은 것이 아니라 이들 의료시설에서 갖추고 있는 의료장비 또한 구식 장비에 의존하고 있는가 하면 의료진 역시 도시지역의 평균 수준에 크게 못미쳐 의료사각지대에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정부가 최근 농촌주민들의 복지실태를 조사한 결과 어깨결림이나 요통, 손발저림, 호흡곤란 등 농민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8가지 증상을 한 데 묶어 일컫는 소위 ‘농부증(農夫症)’을 앓고 있거나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고 있는 사람이 전체의 76.7%를 차지하고 있어 질병 치료 등 건강관리가 더욱 절실하다.

또 1년동안 평균 7%의 농민이 농약중독을 경험했고 6% 정도가 농기계 사고를 당하는 등 치명적인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분석돼 첨단 의료시설과 장비 필요성이 높다. 병원 평균 도착시간도 농촌이 평균 29.9분으로 도시 평균 17.5분보다 10분 이상 더 걸렸다.

농촌주민들은 농삿일 특성상 도시민들에 비해 육체적인 노동 강도가 심한 데다 대다수가 노인들이어서 의료기관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열악한 의료시설과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의료시설을 이용하는 농촌주민들의 현실은 충북도가 추진하는 농촌복지정책이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쌀개방 등 대외적 환경 변화와, 해마다 되풀이되는 각종 자연재해로 인해 고통을 겪으면서도 농촌을 지키며 도시민들의 식생활을 책임지는 농민들에게 아픈 몸이나마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다.

농촌주민들의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충북도의 관심과 투자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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