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74곳·대전 82곳 교육청 감사에 무더기 적발
유치원 회계로 재산·근로소득세 대납 등 비일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로 비리 혐의가 적발된 유치원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충북에서도 2016~2018년 사립유치원 74곳이 비리나 부적정한 업무처리로 충북도교육청(교육감 김병우) 감사에 적발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11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천878개 사립유치원에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충청권의 경우 2016~2018년 △충북 74곳 △대전 82곳 △충남 21곳 △세종 3곳이었다.

충북은 2018년 15곳, 2017년 30곳, 2016년 29곳이 적발됐다.

지역별로는 청주가 48곳으로 가장 많았고 충주 9곳, 제천 6곳, 음성 3곳, 옥천 2곳, 진천 2곳, 괴산 1곳, 보은 1곳, 영동 1곳, 증평 1곳이었다.

74곳 중 49개소 유치원이 사립유치원회계 규정을 위반하거나 목적 외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12곳은 적립금을 부적정하게 운용하다 적발돼 ‘비리’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유치원생활기록부나 출결 관리 등 각종 기록물을 잘못 관리하는 등 비리와는 상관없이 행정적 착오만으로 감사에 적발된 사립유치원은 11곳이었다.

청주의 한 유치원 원장은 별다른 이유 없이 매월 수백만원씩 유치원 회계에서 유치원 설립자 통장으로 돈을 빼냈다. 도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금액은 2천800여만원이었다.

청주의 또 다른 유치원은 유치원 건물에 부과된 재산세 300여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냈다. 학부모들에게는 최고 강사진으로 구성된 교사들이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해 놓고 실제론 강사들의 경력증명서나 최종학력증명서조차 받지 않는 등 부적절하게 운영하다 감사에 적발됐다. 원장이나 설립자가 납부해야 할 근로소득세를 유치원 회계에서 대납한 곳도 있었다. 일부 설립자는 행정직원으로 근무하며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수령하면서도 소방관리자, 조리원, 운전기사로 등재해 수백만원의 급여를 별도로 받기도 했다.

청주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교회부설 어린이집 기금명목 2억원을 빼돌리고 운전원을 이중 채용하는 방식으로 3억7천500여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적발되기도 했다.

감사적발 내용 중 유치원 원아의 안전을 위해할 만한 요소도 있었다. 교원과 방과후조리사, 운전원 등을 채용하면서 법에 명시된 성범죄 및 아동관련 범죄 조회를 실시하지 않거나 심지어 수년이 지난 후에야 시행했다.

한 어린이집은 고압전류가 흐르는 시설물에 잠금장치를 하지 않아 감사에 적발됐다.

이번 감사결과는 전수조사가 아닌 전국 시도교육청이 자체 기준에 따라 일부 유치원을 선별해 진행됐다. 지금까지 공개된 명단은 감사 결과를 수용한 유치원만 포함돼 있다. 명단을 공개한 박용진 의원은 감사에서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들의 명단을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 결과에 불복해 처분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소송이 진행 중인 건은 포함하지 않았다”면서 “감사 결과 보고서와 리스트도 추가로 확보해 제공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보다 감사 적발 유치원 수와 적발 건수, 금액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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