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며칠 안 남았다. 어떻게 후회 없는 한 해를 살 것인가를 생각하던 새 해 첫 날의 결심들이 다 지나가고 이제 이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됐다. 지나온 한 해는 어땠는가!

연일 방송에서는 갖가지 한 해를 회고하는 기사나 텔레비전 화면에 사건·사고의 기록들이 장식하고 있다. 한 해의 막바지에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비롯한 동서남 아시아 5천㎞ 반경에 어마어마한 지진으로 적어도 1만3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희생 됐다고 보도하고 있고, 피해는 더욱 늘어나리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하는 보도는 우리국민들까지 소름끼치는 불안을 안겨주고 있는 형편이다.

올 한 해 동안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는 국민들의 느낌에 바닥이라는 느낌을 줬다. 게다가 미래 인류의 주인공들이 될 고교생들의 수학능력 시험의 부정으로 온 나라가 걱정으로 싸였다.

시험 부정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둡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어떻게 미래의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할 청소년들의 마음속에 부정한 방법으로 대학을 들어가려는 생각을 하고 그리고 장차 자신들의 자녀들에게도 똑같은 방법으로 시험을 보게 할 것인가. 우리국민들 대부분이 한숨 섞인 소리로 걱정을 하고 있다. 이게 다 기성세대가 그렇게 되도록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렸을 때부터 정직을 생명처럼 가르쳤다면 그런 생각을 했겠는가. 이제 우리가 뼈저리게 반성하고 회개해야 할 일은 우리의 마음이 정직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 누구를 탓하기 전에 바로 나 자신이 정직하게 살기를 생명처럼 여기고 살겠다는 결단을 하는 온 국민들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지 않고서는 21세기의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의 삶은 겉으로 화려한 발전을 하고, 경제가 부흥을 한다고 해도 내용은 부끄러운 일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한다. 어른들부터 지도자들부터 정직을 생명처럼 여기도록 결단을 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 하도록 하자.

부정과 부패를 일삼는 나라들이 지구촌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보라.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을 보면 정직한 국민들 정직한 나라들은 잘 사는 나라들이고,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들은 가난하게 살고 있다. 일일이 나라이름을 대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우리의 현실이다. 국가가 먼저 국민을 속이지 않고, 정치인들이 과거와 같이 부정과 부패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아직도 공직 사회의 곳곳에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지 못해서 국민들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국민들이 억울하게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영기업체의 갖가지 비리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보도된 것 이상의 많은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겠다는 정치인들이 많이 있었어도 뿌리가 뽑혀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군에서 장성급의 진급비리만 해도 국민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주고 있다. 어찌 군대뿐이겠는가. 어찌 수능시험뿐이겠는가. 우리국민들의 총체적인 부정직성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부끄러운 일이다.

법이나 제도가 사람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한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온 국민이 함께 반성하고 지도자들부터 국민에게 백배 사죄하고, ‘정직하게 살겠습니다’고 마음을 비우고 이제부터 정직하게 살도록 하자. 국민의 기본 정신이 정직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다. 이제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우대한 결단을 내리면서 한 해를 마무리 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장 광 섭  < 성동교회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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