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대 칼럼]봉사활동 새내기
[이종대 칼럼]봉사활동 새내기
  • 충청매일
  • 승인 2018.09.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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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친구로부터 소리파일 하나가 전송되어 왔다. 파일을 여니 하모니카 연주가 흘러나왔다. 많이 들어본 옛 노래 가락이었다. 오랜만에 하모니카 연주를 들으며 추억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친구는 그 하모니카 연주를 자신이 했다고 했다. 뜻밖이었다. 친구가 평소 색소폰을 연습한다는 말은 듣긴 했지만 하모니카 연주를 듣기는 처음이었다. 필자가 듣기에 그 연주는 수준급이었다. ‘그 정도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꽤 오랫동안 공들여 연습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한 친구를 어려서부터 잘 아시는 필자의 어머니께 그 하모니카 연주를 들려드렸다. 아흔이 넘으신 어머니도 매우 흡족해하시며 두고두고 칭찬 하셨다.

시간이 좀 흘러서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요즘에는 하모니카 연주를 하러 다닌다고 했다. 하모니카 연주 봉사활동인 셈이었다. 의료원이나 양로원 등을 다니며 동호인들과 함께 연주를 한다고 했다. 하모니카 연주를 들으신 환자나 어르신들이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흥이 나서 열심히 연주를 한다고 했다. 얼마 전엔 집안 모임에서 친척 형님의 말씀을 들었다. 형님께서는 일흔 중반의 연세이신데 아직도 봉사활동을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노인들을 위한 급식 봉사활동을 포함한 봉사활동 시간이 거의 1천시간에 달한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우리 주변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봉사활동에 의미를 두고 사시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다. 형님의 말씀을 들으며 필자는 좀 부끄러워졌다. 이제까지 변변한 봉사활동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나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닌 남을 위한 순수한 봉사가 얼마나 힘든 일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형님은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하셨다. ‘기쁜 마음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면 그건 분명 행복한 삶일 것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의 하모니카 연주와 형님의 봉사활동에 관한 말씀을 들으며 필자는 봉사활동에 조금씩 마음속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무엇으로 어떻게 봉사활동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그저 막연하기만 했다. 필자에겐 특별한 재능이나 기술도 없고 체력 또한 약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권유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마침 몇 년 전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원 자격증도 이미 받아놓은 터였다. 필자가 하는 교육활동 그것도 봉사활동이라고 할 수나 있을 지 필자도 잘 모르겠다.

교육 봉사하는 기관은 시내버스로 환승을 하고서도 다시 갈아타고 가야하는 조금 먼 곳이었다. 그리고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모이는 외국인도 몇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필자는 기꺼운 마음으로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쳤다. 가족이나 음식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단어도 가르치고 발음도 반복해서 교정해 주었다. 이제 필자도 봉사활동 새내기 겨우 대열에 참여한 셈인가?

세상에는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꽤 많다. 친구처럼 음악으로 봉사하는 사람도 있고, 노동으로 봉사하는 분도 있다. 그리고 금전으로  돕는 분들도 많이 계시다. 한 가지 공통된 점은 그분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가을이다. 하늘도 봉사하는 분들의 마음처럼 참 청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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