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길거리에 모여있는 10대 청소년들을 보며 이구동성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 “요즘 아이들이 예의가 없다”라는 말보다 “건드리기가 겁난다”라는 말일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물며 떼지어 몰려다니는 아이들은 그들이 어떤 몹쓸 짓을 해도 말리기가 힘들다.

근간 인터넷에서는 밀양의 어느 청소년들이 일으킨 일로 시끌벅적하다. 학교 내에 조직이 성행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이었을까.

10여년전 학교에서도 맨 뒷 자리에 앉은 몇몇 학생들은 같은 교우이면서도 늘 무서운 존재였던것 같다. 그들은 분명 다른 세상속의 교우 같았고, 실제로 그들은 다른 세상속에서 행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그들로부터 해를 입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나와 그들은 ‘학생’이란 그 자체 의식이 있었던 사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학생들은 무엇인가 에 억제된 채 제 적성을 찾지 못하고, 가기 싫은 길을 억지로 끌려가고 있음도 느낀다. 밀양의 일들이 결코 낯설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일을 저지른 학생들에게 너도 나도 돌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돌을 맞는 사람은 기성세대라고 생각한다. 과정은 등한시 한채 결과만을 강조하며 오로지 산업화, 문명화만을 추구해 온 우리들 자신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육열 하나는 세계에서 손꼽힌다니 이것만 놓고 본다면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손꼽히는 교육열 또한 자식을 인간답게 성장시키는 목적이 아니라 남보다 경제력이나 권력적으로 우월하기만을 바라는 교육열일 뿐이다.

이렇듯 우리 기성세대들은 애당초 인간적인 자애나 도덕과는 거리가 먼 회색적 교육의 길을 닦아 온 것이다.

밀양의 일부 학생들의 어처구니없는 만행에 소름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며 그들에게 질타의 돌을 던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그 돌이 우리들 기성세대의 잘못에 던져졌던 돌이 아닌 지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철승/30·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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